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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혁신학교, 전교조 해방구?…교총 교사들도 만족도 높다

등록 2014-06-08 20:45수정 2014-06-13 17:05

혁신학교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고등학교에서 지난해 5월 2학년 학생들이 고전문학 수업 시간에 질문지를 만들어 토론하고 있다. 학생들이 4명씩 모둠을 이뤄 서로 마주앉아 바라보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용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심층 리포트] 모두가 행복한 학교

다섯가지 오해와 진실

① 전교조의 해방구?
경기 혁신학교, 전교조는 14% 교총 회원 교사는 31%

② 진보 교육감의 발명품?
교육현장 자발적 운동서 시작

③ 학력 저하 우려?
서울 혁신중 학력 크게 좋아져

④ 예산 특혜?
혁신학교 연 1억, 특목고 수억

⑤ 성패의 핵심은?
공교육 혁신 열정·능력 가진 교사
본격적인 ‘혁신학교 모내기’가 시작된다. 1기 진보 교육감 6명이 세운 530곳(3월 현재)의 혁신 초·중·고교는 ‘모판’이었다. 이제 13명의 2기 진보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확대하고 일반학교에까지 성과를 확산시키며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시동을 건다. 혁신학교에서 일어난 의미있는 변화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은 ‘진보 교육감 돌풍’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높아진 기대감의 한편엔 불안과 우려도 있다. 혁신학교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것, 잘못 부풀려진 게 많은 점이 한 원인이다.

■ 혁신학교란?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파일럿 스쿨’(본보기 학교)이다. 한국 공교육 체계 전체를 한꺼번에 바꿀 수가 없으니, 우선 준비된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전체 학교를 점차 바꿔나가자는 취지다.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 3주체’가 함께 학교를 바꾸자는 ‘아래로부터의 교육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교육청마다 또는 학교마다 혁신학교의 목표와 운영 형태, 성과가 다르다.

■ 학력 저하?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특성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학교 운영, 공동체 지향,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 확대 등은 혁신학교의 특징이자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통적 개념의 ‘학력 저하’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주입식 교육을 탈피한 수업 방식과 당장의 입시 준비와 관련이 적은 활동이 많은 탓이다.

하지만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와 교육 목표가 다를뿐더러, 일반학교에 비해 사회·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세워진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학교와 성적을 단순 비교하면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혁신학교에 가면 학력이 저하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장기적으론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혁신학교와 ‘학력’의 상관관계와 관련해 서울 ㄷ혁신중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된 2010년 기초학력 미달률이 17%였다. 하지만 2011년 8%, 2012년 4%로 줄었다. 2013년엔 기초학력 미달 학교에서 제외됐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학력을 넘어선 ‘종합적 성과’는 더 뚜렷하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12년 말 경기도의 혁신학교 154곳과 일반학교 154곳 등 308개 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혁신학교에선 일반학교에 비해 교사·학생·학부모 등 모든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성과가 확인됐다. 교사의 수업 혁신, 생활지도 효능감(자신감), 교육과정 혁신, 학교 공동체감, 교사집단 효능감 등에서 높은 평균 점수를 보였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수업 참여, 학생자치, 교사관계 형성, 학생인권 존중, 자기 효능감에서 일반학교보다 평균 점수가 높았다.(그래픽 참조)

① 경기 혁신학교, 전교조는 14%
교총회원 교사는 31%

② 진보 교육감의 발명품?
교육현장 자발적 운동서 시작

③ 학력저하 우려?
서울 혁신중 학력 크게 좋아져

④ 예산 특혜?
혁신학교 연 1억, 특목고 수억

⑤ 성패의 핵심은?
공교육 혁신 열정·능력 가진 교사

■ 예산 특혜? 혁신학교에는 연간 1억원 안팎의 예산이 지원된다. 교사한테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할 기회를 주려고 행정보조 인력을 지원하기도 한다. 학급당 학생 수는 25~30명을 지향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보수 단체에서는 이를 ‘혁신학교 특혜’라며 일반학교도 그 정도 특혜를 주면 성과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자율형공립고(2억원), 교육복지 특별학교(9000만원),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6000만원) 등도 지원한다. 심지어 등록금이 일반학교의 3배인 자사고까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불법 지원한 혐의로 교육단체한테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에 비춰 보면 일반학교로 성과를 확대하려는 ‘혁신학교 지원’을 문제삼기는 어렵다. 혁신학교 지원을 줄일 게 아니라, 일반학교 지원을 늘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색깔론? 보수 진영에선 혁신학교를 ‘진보 교육감의 발명품’쯤으로 여긴다. 이를 이유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처럼 객관적인 성과 평가도 없이 혁신학교 폐지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혁신학교는 진보 교육감이 정책공약으로 제시하기 전부터 일부 학교에서 진행된 교육 현장의 ‘자발적 운동’의 성과다. 경기도 남한산초, 조현초, 덕양중이 그 예다. 그 성과를 눈여겨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2009년 이를 공약으로 수용했고, 다른 진보 교육감들이 이어받았다.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광주 북구 광주지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농사 체험으로 텃밭에서 무를 가꿔 수확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보수 쪽에선 혁신학교를 전교조 교사들의 ‘해방구’로 몰아간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에 “혁신학교의 전교조 교사 비율은 14%이고 한국교총 교사는 31%다. 교원단체들을 이념적 잣대로 구분하는 것은 교사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또 2012년 경기도교육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교총 소속 교사 중에서도 일반학교에 비해 혁신학교에 재직중인 교사들의 만족도나 성과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 혁신학교의 본질 혁신학교의 본질이자 성패의 핵심은 ‘공교육 혁신’의 열정과 능력을 겸비한 교사다. 학생의 참여를 높이고 교과과정을 바꾸려는 교사의 노력이 없으면 혁신학교는 성립 불가능하다. 서울의 신설 ㅂ혁신초교는 1차연도에 전입 온 31명의 교사 중 3분의 2가 이전부터 ‘혁신학교 동아리’ 활동으로 전문성을 키워왔다. 교사들은 연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준비해왔다. 손동빈 전교조 참교육실 정책국장은 8일 “학교를 교육적으로 잘 만들려는 건데 정치나 이념 잣대로 교육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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