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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 로스쿨 비싼 등록금 부담…특성화 교육은 다양
일본, 학생 많은데 합격률 낮아…사회문제로 부각

등록 2015-06-23 22:24수정 2015-06-24 15:11

로스쿨 도입 7년
③ 혼돈의 법조인 시장
한국은 2007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확정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제도를 주로 참고했다. 앞서 로스쿨을 도입한 두 나라의 사례를 보면 한국 로스쿨 제도 운영과 관련해 여러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가 1817년 대학 가운데 최초로 로스쿨을 설립했다. 1870년 하버드대 로스쿨 학장이던 크리스토퍼 랑델이 판례 중심의 토론 수업을 도입하고, 이를 여러 대학이 받아들이면서 로스쿨이 보편화하기 시작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200여개의 로스쿨이 운영되고 있다. 3년짜리 과정이고, 전국 단위가 아니라 각 주별로 시험을 거쳐 변호사 자격을 얻는다. 다만 변호사시험 정원 규제가 없어 합격률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자율적인 커리큘럼 운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60%대 중반 수준이다. 올해 61.1%를 기록한 한국과 비슷하지만 시험 압박은 훨씬 덜한 편이라고 한다.

성균관대 로스쿨(1기)과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딴 이영주 미국변호사(법무법인 원)는 “미국 로스쿨은 5월 초에 학기가 끝나고 7월 말에 시험을 치러 두세달 정도 여유가 있다. 정규 커리큘럼을 충분히 공부했다면 그 기간 동안만 준비해도 합격에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적성에 안 맞고 성적이 낮으면 로스쿨을 중도하차하는 사람도 꽤 많지만, 좌절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변호사시험과 관련 없는 특성화 과목들이 외면받는 한국과 달리 다양한 분야의 과목이 개설되고 운영되는 점도 미국 로스쿨의 장점이다.

다만 비싼 학비와 로스쿨 졸업 뒤 구직난에 시달리는 점은 단점이다. 지난해 기준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연간 로스쿨 학비는 각각 5만3000~5만4000달러 수준으로 한국돈 6000만원에 육박한다. 장학금 혜택이 적어 대다수가 대출로 학비를 충당한다고 한다. 상위권 로스쿨이 아니면 직장을 구하는 것도 어렵다. 상당한 비용과 리스크(위험)를 감수할 수 있는 고소득층이 아니라면 로스쿨 진학에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일본은 2004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고 2010년 사법시험 제도가 폐지됐다. 일본 로스쿨 졸업생들은 한국의 변호사시험에 해당하는 신사법시험을 치른다. 일본 로스쿨은 미국처럼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한 이는 2년, 비전공자는 3년을 다닌다. 학비는 사립대의 경우 1년에 150만~250만엔(약 1300만~2200만원) 수준으로 미국보다는 적지만 한국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일본 역시 여력이 안 되는 학생은 대부분 대출을 받아 로스쿨을 다닌다.

일본에서는 신사법시험 합격률이 낮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로스쿨 학생은 많고 합격자 정원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로스쿨은 68개 학교(정원 5590명)가 최초 인가를 받았다. 그 뒤 6곳이 추가 인가를 받아 74곳까지 늘었다. 하지만 첫번째 신사법시험이 시행된 2006년 합격자는 1009명에 불과했다. 그 뒤에도 합격자 수는 연간 2000명 안팎에 그쳤다. 현재 운영중인 로스쿨은 49개이고 지난해 신사법시험 합격률은 22%다.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일본은 대학에는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지만, 시험은 합격자 수가 정해진 선발시험을 유지하고 있다. 졸업해도 법조인이 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보니 로스쿨이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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