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녁 서울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촛불집회에 참가한 역사학자, 교사, 학생, 시민 등이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촛불을 치켜든 채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 집회는 애초 청계천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가 청계광장에서 교과서 국정화 찬성 집회를 열어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역사 연구자·교사, 중고생 등 2천여명 행진
31일 3차 국정화 저지 범국민 촛불문화제
31일 3차 국정화 저지 범국민 촛불문화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교조와 역사정의실천연대 등 466개 시민사회·역사단체들이 모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24일 오후 6시 서울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 ‘제2차 범국민 촛불문화제’에는 2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을 들었다. 지난 주 열린 1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시민들의 참여로 파이낸스센터 앞 인도는 열기가 가득했다.
국정화 반대 대학생 대자보 쓰기 운동을 제안했던 서울시립대 철학과 성치화씨는 “2017년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다. 그때에 맞춰서 국정교과서를 편찬하겠다고 한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외쳤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삭발도 마다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임선일 교사는 머리를 빡빡 깎은 채 “역사교사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하고 싶다”고 외쳤다.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환호했다.
앞서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3차 청소년거리행동’에 참석했던 청소년들도 촛불문화제에 함께했다. 이들은 직접 손으로 쓴 손팻말을 들고 무대 위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한 여학생은 “부천에서 여기까지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한 어르신이 ‘어린 것이 역사에 대해 뭘 안다고 정치질을 하느냐’고 했다. 우리도 판단할 수 있고, 교육은 우리의 권리다. 어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청소년들이 교육의 권리를 찾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밤 8시께 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각을 거쳐 서울시청까지 거리행진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친일미화 독재미화 국정교과서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거리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대열의 맨 앞에서 행진을 한 임주영(15·인천 초은중)양은 “거리행진을 할 때 옆에서 응원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같은 뜻을 가진 친구와 시민들을 만나서 좋았고, 다음주에는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나오겠다”고 말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다음주 토요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3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날 촛불문화제 사회를 본 국정교과서 저지 청년학생네트워크의 정수연씨는 “11월5일 역사교과서 국정 전환이 확정 고시될 때까지 매일 저녁 7시 이곳에서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역사교과서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허승 고한솔 기자 raison@hani.co.kr
■10월 24일 청계광장을 다시 밝힌 ‘국정화 반대’ 촛불 ■ 역사연구자들도 “국정화 반대”…거리로 나섰다 ■ 청소년들 3차 거리행동 “국정교과서 거부합니다” 거리행진
백일장 톡톡 튀는 문구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이성대 지부장(오른쪽 둘째)과 소속 교사들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결의를 보이기 위해 삭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거리행동에 참가한 고교생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를 행진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4일 저녁 서울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촛불집회를 마친 역사학자, 교사, 학생, 시민 등이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촛불을 든 채 청계천에서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4일 저녁 서울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촛불집회를 마친 역사학자, 교사, 학생, 시민 등이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촛불을 든 채 청계천에서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10월 24일 청계광장을 다시 밝힌 ‘국정화 반대’ 촛불 ■ 역사연구자들도 “국정화 반대”…거리로 나섰다 ■ 청소년들 3차 거리행동 “국정교과서 거부합니다” 거리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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