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레킷벤키저로부터 금품을 받고 실험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아무개 서울대 교수의 변호인 김종민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받고 조작했다는 의심 억울”
옥시로부터 뒷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독성 실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7일 구속된 서울대 조아무개 교수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8일 “독성이 검출된 실험 결과를 빠뜨린 건 실수였다. 해당 연구원과 대질을 요청했지만 검찰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가 옥시 실험 결과 보고서를 조작했나?
“조 교수는 분명 2011년 11월 (옥시 본사 관계자가 참석한 발표 장소에서) 독성 결과가 나왔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옥시 연구 실무를 맡은) 서울대 연구팀 권아무개 연구원이 김앤장과 주고받은 2013년 4월19일자 등의 이메일에도 옥시 쪽에 관련 내용이 모두 전달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 교수가 ‘독성 유발 가능성 있다’고 쓴 중간 보고서를 옥시 쪽에 보낸 뒤 옥시 쪽에서는 따로 더 언급이 없었다. 조 교수가 당시 7~8개 국책 과제를 동시 진행하느라 세부적 내용을 못 챙겼고 권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의 결론 부분 중심으로만 보았다.”
-그래도 조 교수가 보고서의 최종 책임자인데?
“조 교수가 본인 과오가 전혀 없다고 하는 건 아니다. 도의적 책임은 반성하지만 옥시로부터 돈을 받고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는 것을 억울해하고 있다. 조 교수는 옥시 관계자와 권 연구원과의 대질조사를 검찰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갑자기 구속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건 범죄 사실이 소명되는 부분이 있다는 건데?
“검찰이 조 교수가 써둔 유서를 발견했다. 검찰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아 억울하고 죽음으로써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것 때문에 신변 보호 차원에서 긴급체포한 것으로 안다.”
-조 교수가 옥시 쪽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받은 돈은 뭔가?
“조 교수는 1년 걸릴 연구를 4개월 만에 끝냈으니 옥시가 성과비 취지로 주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면 현금으로 몰래 받지 계좌로 이체해서 받았겠나. 소득세까지 내고 받은 돈이다.”
-김앤장·옥시 쪽과 연락을 주고받은 권 연구원은 어디 있나?
“우리와 연락이 끊겼다. 얼마 전 권 연구원도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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