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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가습기살균제 수사’ 검찰, SK·롯데·홈플러스 확대

등록 2016-05-10 12:25수정 2016-05-10 14:48

에스케이케미칼 직원 소환…롯데마트·홈플러스도 수사 예정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수사가 외국투자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를 넘어 국내 대기업인 에스케이(SK)케미칼과 롯데마트, 홈플러스로 향하고 있다.

에스케이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제조해 옥시에 제공했으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옥시와 같은 원료물질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해 10~20명의 사망자를 냈다. 검찰은 그동안 100여명 이상 사망자를 낸 옥시에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10일 “오늘 에스케이케미칼 직원 정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를 소환했다”며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인 피에이치엠지의 유통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가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의 책임을 따지는 단계에서 원료물질 제조와 유통 단계의 책임을 묻는 단계로 확대된 것이다.

에스케이케미칼은 1990년대 중반부터 피에이치엠지를 생산·판매해 왔다. 에스케이케미칼 전신인 유공은 1996년 12월 환경부에 ‘항균 카펫 등의 첨가제’로 피에이치엠지 제조 신고를 했다. 피에이치엠지와 관련해 에스케이 쪽이 제출한 특허도 10여 건이나 된다. 옥시가 2000년 10월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을 피에이치엠지로 바꿀 때도 에스케이케미칼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에스케이케미칼이 피에이치엠지의 흡입 독성을 알고도 가습기살균제로 제조·판매되는 것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에스케이케미칼은 2003년 피에이치엠지의 오스트레일리아 수출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피에이치엠지를 호흡기로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현지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에스케이케미칼 쪽은 “피에이치엠지를 만들어 중간 유통상에 넘긴다”며 “우리가 직접 옥시에 납품하지 않았고, 가습기살균제로 제조·판매되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상식에 벗어나는 해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화학용품 제조사 관계자는 “원료물질은 다르지만 에스케이케미칼 역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왔다. 경쟁사의 원료물질을, 게다가 자신들이 만든 원료물질을 쓴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케미칼은 1994년 국내 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해 판매해왔다.

검찰은 또 옥시와 같은 원료물질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해 각각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번주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006년부터 가습기살균제를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라는 자체브랜드(PB)로 생산·판매해, 20여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홈플러스는 2004년부터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1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검찰은 업체들이 가습기살균제의 위험성 여부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위험방지 의무를 제대로 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양사는 모두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알지 못한 채 팔았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판매 전 외국 컨설팅사와 롯데안전센터 등 두 곳에서 안전성 검사를 진행했다”며 “위험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판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안전성 검사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안전성 검사는 시료에 대한 성분 분석 수준으로, 흡입 독성 실험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달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해 사과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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