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CCTV 분석 결과
지난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34)씨가 화장실에 들어간 뒤 6명의 남성이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들어온 여성에게 범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분석한 결과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간 뒤 화장실에 들어간 첫 여성이 피해자였다”고 밝혔다. 경찰의 시시티브이를 분석한 결과 김씨는 17일 0시33분께 화장실에 들어갔고, 새벽 1시7분께 피해자 여성이 들어오기 전까지 6명의 남성이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처음으로 들어온 여성이 범행 대상이 된 것이다.
김씨는 범행에 앞서 16일 밤 11시42분께 화장실 앞에서 50여분 동안 1층을 바라보며 서성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김씨가 화장실 앞에 서 있는 동안 10명의 남성과 6명의 여성이 화장실을 이용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4명과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인 권일용 경감 등 5명을 투입해 김씨에 대한 2차 심리면담을 진행했다. 권 경감은 국내 프로파일러 1호로 유영철과 정남규·강호순·김길태·오원춘 사건 등 국내 주요 강력범죄 피의자의 심리를 분석해온 전문가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녀 공용 화장실을 전수조사하고 남녀 화장실을 분리 설치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9일 박원순 시장이 주재한 여성안심대책회의에서 각 자치구를 통해 남녀 공용 화장실을 조사하고 층별 분리 설치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소규모 민간건물에 남녀 화장실 분리를 강제할 수는 없다.
이날 정부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주재로 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국민안전처, 경찰청과 함께 긴급회의를 열고 여성안전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부처는 이르면 다음주 초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승준 이재욱 기자 gamja@hani.co.kr
이슈강남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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