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토크
<한겨레>는 보수적인 신문이다. 연예인 보도에 관한 한 그렇다. 28일 오후, 사회부 한 팀장과의 5분 대화.
-<한겨레>가 오늘 홍상수 김민희에 관해 보도를 했어요.
“못 봤는데요? 아, 종이엔 안 쓰고 인터넷으로만 ‘뉴스AS’ 기사를 내보냈죠. 다른 언론들이 이성을 잃었다고.”
-‘관음증 보도’를 비판한 내용이던데, 박유천 사건까지 해서.
“<와이티엔>(YTN)은 ‘박씨의 화장실 내 제압 방식’을 ‘단독 보도’라면서 올렸어요. 여성의 피해 상황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하고. 우리는 거의 안 썼죠.”
-박유천을 고소한 네 번째 여성이 나왔을 때 짤막하게 종이에 한 번, 온라인으로는 두 번! 홍상수 김민희 열애설은 전혀 안 다뤘어요.
“우리 안에 꼰대 같은 게 있는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연예인들 사건 터지면 아무리 여론이 와글와글해도 관심을 안 두죠. 말초적인 걸로 치부하니까.”
-다른 신문들은 홍상수 스캔들을 페이스북으로도 엄청 유통시켰던데.
“<조선일보>는 홍상수 아내와 김민희 어머니 사이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공개했더라고요. 소개 문구도 아주 선정적으로 달아….”
-가장 떠들썩한 이슈였던 건 맞죠.
“그래서 우리도 뭔가 다른 방식으로라도 접근해야 하지 않나 하는 부담감은 생겨요.”
-지난주 토요판 ‘TV+’ 면에서 암시적으로 다루긴 했어요. 잉그리드 버그먼 스토리로. 연예인의 연애 사건은 엄격히 사생활 영역으로 보는 거죠.
“지난 5월에 발생한 개그맨 이창명의 음주운전 사건도 경찰의 본보기 수사가 아니었다면 보도하지 않았을 거예요. 자극적이어선 안 된다는 강박이 있잖아요. 막내 기자들도.”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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