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이 지난 2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경향신문 정지윤기자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정(司正)의 막강한 컨트롤타워다. 검찰·경찰·국가정보원·감사원·국세청을 관할하며 청와대 내부를 감찰하고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한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의 실세이기도 하다. 그 민정수석의 ‘가오’가 무너졌다. 거짓말로 버틴다는 조롱을 당한다. 청와대를 오래 출입한 황준범 정치데스크에게 설명을 들었다.
-민정수석을 발탁할 땐 누가 검증하지요?
“후보군을 놓고 민정수석실의 검증팀을 거치긴 하죠. 결국은 대통령 마음이죠. 되고 나면 견제가 안 돼요.”
-검사만 민정수석이 될 수 있나요?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이호철 두 사람도 했어요. 이호철 전 수석은 변호사도 아니었죠.”
-박근혜 정부 들어 곽상도, 홍경식, 김영한 등 민정수석이 1년 넘긴 경우가 없어요.
“우병우 수석만 1년을 넘겨 6개월을 더 하고 있죠. 이른바 청와대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과의 관계에 따라 실세수석 여부가 판가름 난다는데, 우병우 수석은 잘 지냈나봐요.”
-곽상도 수석 시절엔 채동욱 검찰총장을 탈탈 털었어요. 우병우 수석 때는 진경준 검사장이 문제 됐는데도 전혀 털지 않았고.
“특수관계라잖아요. 다른 여권 실세들을 털고 다닌다는 소문은 돌아요. 우병우 싫어하는 사람이 진영을 망라해 많다고들 해요. 인사 불만도 있고, 자기 뒷조사를 감지하는 이들도 있겠죠.”
-배재욱, 신광옥, 박정규 등등 예전 정부 때 구속된 민정수석들이 있잖아요. 우병우 수석도 똑같이 될까요?
“일단은 최대한 버티겠죠. 빨리 물러나는 게 대통령을 위해 좋을 텐데요. 취재하느라 고생하는 기자들 위해서도….”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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