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뭐 하는 기관인지.
“ㅎㅎ 어려운데요. ‘통일 및 남북 대화·교류·협력·인도지원에 관한 정책의 수립, 북한 정세 분석, 통일 교육·홍보,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대한민국의 중앙행정기관’이라는데.”
-통일을 위해 애쓰는 기관인지.
“요샌 애를 못 쓰죠.”
-그럼 무슨 일을 열심히 하는지.
“통일 기원하는 각종 이벤트. 탈북자 긴급발표 등. ”
주영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과 함께 국내에 입국했다고, 17일 통일부 대변인이 긴급발표를 했다. . 통일외교팀 김진철 기자는 10개월째 통일부를 출입하며 자괴감을 느낀다고 한다.
-태영호 공사 탈북 과정에서 통일부 역할은 뭐죠?
“발표만 한 거죠. 작업은 유관기관이 했을 테고.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그다음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옛 합동신문센터) 나오면 정착지원금을 분기별로 계좌이체 해주죠. 고위급이니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옛 하나원)는 안 가겠죠.”
-태영호 공사 입국은 왜 공개했죠?
“대북제재 통한다는 정부의 과시용. 대통령이 좋아하실까요? 오보 확산 방지를 위해서래요.”
500여 공무원을 거느린 통일부 위상은 현저히 낮아졌다. 홍용표 장관은 직전에 청와대 비서관이었다. 국무위원 중 가장 막내다. 주로 외교부와 국방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손발 노릇을 한다.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이 집단탈북 했을 때,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내려졌을 때도 ‘발표’만 했다. 개성공단 폐쇄 뒤처리 중이지만 기업들 아우성을 달래줄 묘안은 없다. 반통일부, 흡수통일부, 통일방해부, 대북제재부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김진철 기자는 18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탈북발표부로 하면 되겠다 싶다.”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