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진저리 친다. 살갗을 파고드는 폭염은 ‘폭탄’과 ‘고문’도 동반했다. 앞이 전기요금 누진제라면, 뒤는 “곧 기온이 꺾인다”는 기상청(청장 고윤화)의 예보다. 이른바 ‘희망 고문’. 다시 ‘기상청 출입’ 이근영 선임기자다.
-기상청이 지난주 예보한 이번주 날씨도 틀렸죠?
“주 초반 33도 이하로 떨어진다 했는데 안 맞았어요. 오늘(22일) 36.3도(서울 기준). 화수목에도 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 올라갈 가능성 높죠.”
-오보로 인해 2006년, 2007년 기상청장이 사과한 적 있던데요.
“그땐 황사와 추위 예보가 틀렸었죠. 이번에 사과나 해명할 의향은 없어 보여요. 지금 비판받는 중기예보라는 게 10일치 날씨 예측이잖아요. 틀리긴 했지만, 오차범위 2도 이내에 있었다는 게 기상청 입장이에요.”
-앞에서 22일 최고기온이 36도라 했잖아요. 오차범위 넘는 것 같은데.
“자료 찾아볼게요. 아, 22일 기온에 관해 15일 예보가 31도였네요. 무려 5.3도 차이. 19일 예보 땐 33도가 될 거라 봤고요. 둘 다 오차가 크네요.”
-기자한테 거짓말한 셈이잖아요. 여러 신문에서 ‘오보청’이란 비판을 받는데, 아직도 정신을….
“기상청에서 명시적으로 ‘폭염이 꺾인다’고 한 적은 없어요. 19일 보도자료 찾아보니 ‘더운 날씨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만 했어요. 억울한 측면도 있죠.”
-데이터로 “꺾인다”고 말한 거 아닌가요?
“중기예보가 틀려도 너무 틀린 거죠. 아무리 단기예보보다 예측 어렵다지만….”
-기상청 중기예보 보니 이번주 토요일 서울 기준 최고기온 30도, 다음주 화요일엔 29도라는데.
“가봐야 알죠. 기대하지 말아야 편합니다.”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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