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로 휴일임에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가 재개된 지난 8월28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가경정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김현미 위원장이 심사 속개를 선언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가을이다. 거리에서 볕을 쬐던 빨간 고추가 비를 피한다. 추석은 코앞이다. 여야는 추경을 놓고 진통을 겪는다. 추경(추가경정예산)은 이제 초가을 연례행사가 될 지경이다. 기획재정부 출입하는 정책금융팀 김경락 기자는 추경에 비판적이다.
-추경이 뭐죠?
“다시 짠 예산.”
-박근혜 정부 들어 예산을 자주 다시 짰어요. 2013년, 2015년 이어 올해 세 번째.
“이명박 정부 땐 두 번(2008년, 2009년) 했어요. 노무현 정부 때는 다섯 번이나. 2003년 카드대란으로 한 해 두 번까지. 과거엔 경기부양 등 이유로 정부 재량껏 할 수 있었죠.”
-2006년 국가재정법이 바뀌어 추경 요건이 엄격화됐다면서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앞장서 여소야대 이용해 법 바꿨죠. 예산낭비 막자며 추경 쉽게 못하도록. 그랬던 정부가 지금 추경을 엄격히 하기는커녕 열심히….”
-올해 추경 11조원 명분은 조선업 구조조정과 브렉시트였는데.
“핑계란 비판 많죠. 대량실업 우려 있었지만 실업률 등 의미있는 고용지표 변화는 없었어요.”
-내년 본예산 400조7000억원으로 짰는데, 내년에도 추경 할까요?
“처음부터 넉넉히 짜야 해요. 정부는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3.3% 예상했는데, 지금 2% 중반도 힘들 거예요. 경기 좋을 걸로 보고 ‘짠물 예산’을 짠 게 추경을 한 진짜 이유죠. 반복할 위험 있어요. 내년은 올해 지출보다 고작 0.5% 늘렸으니. ‘나랏돈 많이 풀어 경기 부양하자’는 게 세계적 추세예요.”
-이번 추경은 야당이 먼저 요구했잖아요.
“그렇다고 현 정부가 추경에 부정적인 건 아니죠. 아무튼 본예산에 견줘 추경은 급히 짜게 마련입니다. 추경은 예산낭비 불러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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