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했다.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는 순간 느낌이었다. 정말 신선한가. 포크의 찬란했던 한 시절을 잠깐 돌아보게 했을 뿐은 아닌가. 이번 일은 문학을 확장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가. 문학 오래 담당해온 최재봉 선임기자다.
-발표 전 여러 버전 기사 써놨다고.
“총 7명. 고은,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응구기 와 티옹오(케냐), 이스마일 카다레(알바니아), 필립 로스(미국), 조이스 캐럴 오츠(미국), 아도니스(시리아). 고은은 10년 전, 하루키는 3년 전, 응구기와 필립 로스는 작년부터 준비해놨죠.”
-날벼락 맞고 느닷없이 기사 쓴 셈. 밥 딜런 좋아하세요?
“음미할 만한 노래 많죠. 남들이 즐기는 그 정도.”
-진심으로 축하할 만한 일인지.
“가수로서 누릴 거 다 누리고, 인정받을 만큼 받은 사람에게 이 상이 어떤 의미일까요. 그 가사가 가장 탁월한지도, 현시점에 어떤 문학적 가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뉴욕 타임스>가 썼죠. ‘밥 딜런은 노벨상 타고, 문학은 올해 상 못 탔다’고. 문학에만 매달려온 사람들 박탈감 느껴요.”
-스웨덴 한림원은 왜 이런 결정을….
“한림원 내 ‘밥 딜런빠’가 있나 보죠.(웃음) 개인적 향수와 추억으로 밀어붙인 건지. 노벨 문학상 주목도 높인 효과는 있겠죠.”
-<한겨레>는 노벨 문학상 박하게 대접한 편.
“그게 옳았다는 생각. 어쩌다 보니 세계 문학 순위 매기는 권위 갖게 됐어요. 소수언어 작가는 불리하기만 하죠.”
-호들갑 떨지 말자는 얘기.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어 작품에만 주고, 스웨덴어로 번역한 외국 작품에 ‘노벨 문학 인터내셔널’을 주는 게 어떨지. 영국의 맨부커상처럼.”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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