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토크] 생존, 검찰의 길

검찰은 박 대통령을 수사할 수 있을까. 김수남 검찰총장이 지난 9월7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박종식 기자 [e-mail]

“청와대 압수수색? 한 번 실패했지만 어떻게든 하겠죠. 특히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부속비서관, 김한수 행정관 사무실은 반드시. 안종범은 기업 삥뜯기 개입, 정호성은 청와대 문건 유출, 김한수는 최순실한테 태블릿피시(PC) 개통해준 의혹. 증거인멸? 이미 했겠지만 수사의지 보여야죠. 대통령 기록물 로그인 기록 살펴 누가 손댔는지 찾아내고. 경호처 직원들이 제지하면 무력으로 제압해서라도 들어가고. 공무집행방해죄 적용해서.”

이춘재 법조팀장이 여기까지 설명했을 때, 새로운 뉴스가 떴다. 청와대가 7개 상자 분량의 압수물을 검찰에 제출했다는. 압수수색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집행한 셈.

“검찰 수사, 쇼나 시늉은 아니냐고요? 그런 의심 살 수 있죠. 하지만 검찰 생존이 걸려 있어요. 최순실 게이트 수사 말아먹으면 검찰조직 존폐 위기에 부닥쳐요. 일선 검사들한테 낯이 서겠어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궁지 몰리자마자 바로 청와대 압수수색 들어간 거죠. 검찰로서도 물러설 수가 없어요. 아, 최순실이 갑자기 귀국해서 급당황했죠. 최순실로서는 ‘순치’된 검찰에서 조사받는 게 낫다는 계산을 했겠죠. 아직 검찰총장 등 주요 간부가 청와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리라 판단했을 테고. 특검보다는 낫다고 본 거죠. 최순실 구속될 거 같냐고요? 당연하죠. 2014년 ‘정윤회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수사기준으로 보면 안종범 정호성도 구속감이죠. 박근혜 대통령까지 수사 가능하냐고요? 대통령이 사건의 ‘주범’ 된 경우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권위 인정하는 게 맞냐 하는 문제제기 있죠. 기소는 못하더라도 ‘수사해야 한다’는 견해가 수사팀 검사들 사이에 많대요. 수뇌부는 머리 좀 굴리겠죠. 봐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검찰에 기대할 게 있냐고요? 지금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요. 이번에 잘해야 검찰이 사니까.”

고경태 신문부문장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