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2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감과 계획을 말한 뒤 승강기로 향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병준과는 통화됐나요?”
“아침에 부인이랑 해장국 먹으러 갔다는데 그때부터 계속 통화중이라네요.”
“최순실도 없는데 어떻게 개각 인선했을까요. 1면 구성은 어떻게….”
“박원순 시장이 바로 ‘대통령 물러나라’고 했는데, 시민들도 대통령이 일방적이라고 생각하죠. 민심이 우리의 이런저런 판단을 훌쩍 뛰어넘어요. 민심 위주로 쓰면 되지 않을지.”
“개각은 권력 놓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신호. 총리는 국회 동의 얻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여소야대 상황에선 더더욱 국회 반응도 중요하죠.”
“하야도 하지 않겠다, 거국내각도 않겠다, 책임총리도 않겠다 하면서 자기 권한 행사. 정신 못 차렸어요.”
“참모들 다 빠진 상태에서 뭔가 정교하게 계획한 느낌. 독자들이 궁금하겠죠. 이 설계자가 누군지. 김기춘인지.”
“최경환이나 서청원일 수도 있죠. 두 사람은 정치권도 잘 아니까. 측근들 없으면 정치인들한테 의존할 수밖에.”
“정교한 설계 같진 않아요. 통과할 가능성 없는 카드 던져놓은 느낌. 자충수 둔 게 아닌지. 하야 이야기 자연스럽게 나오게.”
“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들 분위기는 어떤지.”
“고민 많겠죠. 까딱 잘못하면 스텝 꼬이니까. 갑자기 옹호하자니 기존에 해왔던 말과 다르고, 야당하고 보조를 맞추자니 난처하고.”
“개각은 상대 분열 노리는 카드죠.”
“1면은 민심과 전문가 평가 곁들여 ‘불통 기습 개각’을 세게 비판하는 거로 잡죠. 정치권 반응 보여주는 기사는 별도로 하나. 최순실 수사 상황 덧붙여.”
이상, 5분간의 대화를 포착했다. 오전 11시5분에서 10분 사이, 편집국장 주재 편집회의. 뉴스가 설레거나 두려운, 예측불허의 하루하루다.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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