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월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받으러 나오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하늘 찌르는 뻣뻣함. 다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화제 중심에 섰다. 그와 말 섞어본 기자 찾았다. 김정필 기자(이코노미인사이트부) 이야기부터 듣는다. 2011년 법조팀 소속으로 대검찰청 출입한 인연. 노무현 대통령 서거 충격 탓인지 몸 낮추던 시절 우병우다.
(김정필 기자가 쓴 우병우 관련 기사를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박근혜 순장조’ 우병우, 오만한 완장의 부메랑)
-당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었죠?
“수사공보 업무 맡아 기자들 상대했죠. 저는 회식이나 작은 술자리에서 업무 외적 이야기 듣기도 했고. 청와대 간 이후론 기자들과 연락 끊은 듯.”
-이 시절 기자들과 관계는?
“불가근불가원. 친한 특정 기자 있었지만 수사정보 따로 안 줬어요. 기자 실수나 잘못 있으면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스타일. 농담 던지면 잘 받아주고. 한 언론사 보도에 검찰 입장 밝히는 문자 보냈는데 내용 거칠어 해당 언론사 부장이 항의한 일도 기억나요.”
-당시와 지금 비교하면 어떤지?
“뻣뻣한 태도 탓에 싫다는 사람 많았지만, 바르지 않은 행동 하거나 그런 행동 봐줄 사람 아니었다는 게 오래 알아온 한 검사 이야기. 그도 요즘은 변한 것 같다고 해요.”
-검찰 출석 때 기자 노려봤는데.
“‘굴욕감’이라는 단어 떠올랐어요. 늘 지검 위층에서 다리 풀려 로비 들어오는 피의자 지그시 내려다만 봤을 텐데. 불편한 굴욕감의 발로 아닐지.”
-조사실에서 팔짱 낀 사진 화제.
“수사만 20년 넘게 했으니 조사실이 그리 불편하지 않았을 거예요. 까마득한 후배 검사들도 자기 손길 거친 사람들이고. 아쉬운 건 상황인식이죠. 우병우도, 맞은편 검사도 그러고 있을 때 아니잖아요. 공분 사기 충분하죠.”
-구속돼 수의 입어도 뻣뻣할까요?
“모르죠. 근데 검찰이 제대로 조사할지 의문입니다.”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
관련기사: ‘박근혜 순장조’ 우병우, 오만한 완장의 부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