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중진의원의 발언을 침통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난세는 리더를 요구한다. 앞장서는 리더만큼이나, 물러날 줄 아는 리더를. 새누리당의 두 인물 탐색.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각각 8월9일 전당대회와 5월3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됐다. 황준범 정치데스크다.
-이 대표가 버티는 힘은 뭐죠?
“신앙 아닐까요. 남경필 경기지사 말대로 박 대통령을 신앙 수준으로 받들면서 여기까지 왔고 지금도 못 벗어나는….”
-스스로 ‘근본 없는 놈’이라고 했는데.
“현재 역설적으로 근본이 강한 모습. 박근혜라는 근본. 자기 말 잃고 조종받는다는 느낌. 종교적 신념 말고는 설명 안 되는.”
-정 원내대표는 <한국일보> 출신.
“지금도 기자 같아요. 그날그날 여론과 정국 흐름 짚으며 야마(핵심) 잡는달까. 털털하지만 깊은 속 잘 안 드러내는 충청도 스타일.”
-정 원내대표가 이 대표 좋아하나요?
“절대 아니죠.(웃음) 원내대표 될 때 친박(친박근혜계) 도움 받았지만 요즘 버티는 행태 못 참고 최고위 회의 불참 중. 이 대표를 인정 안 하죠.”
-정 원내대표는 엠비(MB) 중반기 때 정무수석 했죠.
“친박과 대화된다 평가받은 셈. 골수 친박 아니니 나중에 역할 있다 봐야죠. ‘중박’이라잖아요. 친박과 비박 사이. 당 해체나 재건 때 임시 사령탑 맡을 수도.”
-이 대표는 친박 안에서도 섬.
“독박! 독자적 친박. 박 대통령 무너지면 친박그룹 안에서도 함께 있기 힘들걸요.”
-정 원내대표도 ‘한 성깔’ 한다고.
“9월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할 때 정세균 국회의장한테 ‘야!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소리쳤죠. 나중에 따로 찾아가 사과했지만. 이제 좀더 큰소리로 박 대통령과 친박에게 ‘야! 부끄러운 줄 알아! 나가!’ 해야죠.”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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