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중 1시간 이상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했다. 대통령의 그날 행적 중 일부나마 팩트를 밝힌 건 처음. ㅌ미용실 청담동 본점으로 5일간 출근하며 진실 추적한 하어영 기자다.
-취재 어떻게 시작했는지.
“10일 전 제보 받고 신빙성 있다 판단. 일정 잡히면 머리 만지는 게 대통령 패턴이었으니까요.”
-ㅌ미용실 정 원장은 어떻게.
“1일 오전 예약하고 갔어요. 그분이 쇼트커트로 잘라주셨죠. 가격은 12만원. 끝난 뒤 명함 건네고 밖에서 기다렸고.”
-처음엔 ‘할 말 없다’고만 했죠?
“네. 다음날에도, 다다음날에도 미용실로. 매일 카운터에서 원장 스케줄 확인하고 대기. 하루 너덧 차례 마주칠 때마다 물어봤죠. 세월호 당일 오후 올림머리 손질한 거 아는데 상황 더 알고 싶다고. 5일 저녁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몇 가지 질문. 드디어 ‘네’라는 짧은 대답.”
-정 원장이 오전·오후 청와대 갔다는 보도도 있었죠. 청와대는 오후에 머리 손질 20분만 했다 했고.
“오후에만 한 번 간 게 맞고요. 20분 아닙니다. 75분간(15:22~16:37) 청와대 출입기록 밝혀졌죠.”
-박 대통령에게 머리란.
“어머니. 육영수 떠올리게 하는. 박정희 향수도.”
-올림머리 하면 오드리 헵번.
“그 머리는 도시적. 박 대통령 것은 결혼식 혼주 머리. 전근대적 느낌.”
-머리만큼 중요한 피부.
“박 대통령에게 피부가 감추기 위한 거라면, 머리는 드러내기 위한 것. 이중성의 상징.”
-나머지 시간엔 뭘 했을까요.
“평소 습관대로 보내지 않았을지. 드라마 시청이든, 주사든, 잠이든. 미용사 굳이 부른 것도 일종의 습관이었잖아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ㅌ미용실. 이곳을 운영하는 정아무개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 들어가 박근혜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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