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1947~2016)·최태민(1912~1994) 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한겨레> 1면과 2면엔 역사가 흐른다. 나는 역사다! 1면 제호 옆엔 역사 주인공이, 2면엔 그 이야기가 실린다(토요판 제외). 일러스트일 때도 있고, 클레이(점토)일 때도 있다. 그날 주인공 정하고, 클레이 빚고, 글 쓰는 1인 3역. 2016년 보내며… 김태권 작가다.
-본래 만화가. 클레이의 맛이란.
“만화와 견주면 처음 마음먹은 대로 나오지 않고, 소재의 물성 때문에 작업 중 이런저런 디테일 바뀌어요. 비 와도 달라지고 물감이나 붓 상태에도 영향받고요. 한순간 한순간이 흥미로운 도전.”
-습도와 육아가 변수라던데.
“심지 말라야 살 붙이고, 살 말라야 채색하고, 채색 말라야 촬영해요. 보통 3~4일 걸리지만, 장마철엔 1~2주 먼저 해둬야 해요. 15개월 된 딸 결이가 아플 때 손에 일 안 잡히고요.”
김태권 작가가 작업실에서 그동안 만들어온 클레이들과 함께 한 컷. 사진 이은경
촬영 때 반사판을 들고 있는 김태권 작가의 모습. 촬영할 때 반사판을 대서 클레이에 반사광을 주는 구실을 한다. 사진 이은경
-재료는 뭘. 채색은 어떻게.
“일본 석분 점토와 국내 수지 점토, 지점토와 종이죽 써요. 여러 재료를 얼굴 부분이나 질감 따라 구별해서 사용. 채색은 아크릴로. 처음에 어둡게 밑색 깔고 밝은색 하나씩 올리죠. 색조화장 같은 것.”
-세우기 어렵다던데.
“마르면서 수분 빠져나가는 만큼 수축하니까 마르면 자꾸 넘어져요. 서너번씩도. 그때마다 발을 겹쳐 올립니다.”
-1·2면에 실려 부담스러울 수도.
“연도와 날짜 늘 나오는데, 숫자에 약해 번번이 진땀.”
-‘나는 역사다’ 올해의 클레이는?
“백남기와 최태민. 마감 중 사건 진행됐죠. 백남기 농민은 자료 찾을수록 미담만, 최태민은 괴담만 나온다는 게 차이였어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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