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관한 한, 한국은 배부른 나라다. 총 9번 본선 진출. 한 번도 못 밟아본 나라가 아시아 46개 회원국 중 36개. 세계적으로는 100개국 넘는다. 10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배고픈 나라들 허기 달래주기로 했다. 2026년부터 본선 진출국이 48개(기존 32개)로 늘어난다. 김경무 선임기자다.
-이번 결정은 잔니 인판티노 작품?
“지난해 2월 국제축구연맹 회장 선거 나올 때 공약. 아시아·아프리카 회원국 표 얻으려는 노림수란 비판 있었죠. 본인은 월드컵 소외국 배려라 주장. ‘경쟁’보다 ‘축제’가 더 중요하다며. 워낙 영리한 축구행정가.”
-‘돈벌이’ 비판 당연히 나오죠.
“경기 수, 64에서 80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예상 수입이 55억달러(6조6000억원)라는데, 2026년에는 최대 65억달러(7조8000억원) 예상.”
-월드컵 경기 재미없어질까요?
“조별리그 지루할 수 있겠죠. 3개 팀이 싸워 1·2위가 32강 진출. 토너먼트인 32강부터는 죽기 살기로 달려들 테니 강팀도 안심 못 할 상황. 덕분에 변방국들도 인프라 등 축구에 투자 많이 할 거예요.”
-중국 배려한 조처라는 설도.
“가장 이득 보죠. 한국·일본·호주·이란에 눌려 2002년 딱 한 번 본선 진출. 시진핑 주석이 ‘축구 굴기’ 표방하고 자국 프로축구에 유럽 선수들 스카우트 열심.”
-아시아 티켓 9장쯤 될 2026년, 새로운 본선진출국 꼽는다면?
“요르단, 오만, 시리아, 타이, 베트남. 앞의 세 나라는 중동 복병. 베트남과 타이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늘 선전. 베트남은 올해 한국에서 개최하는 20살 이하 월드컵에도 나와요. 한국도 예선에선 탈락했는데….”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9대 회장. AFP 연합뉴스
2004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타이거컵 국제축구대회 싱가포르-라오스 경기에서 선수들이 공을 다투고 있다. 두 나라는 아직 한번도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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