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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뉴스룸 토크] 도련님 기자단 ‘설’전

등록 2017-01-26 20:33수정 2017-01-27 09:44

명절과 시월드에 관한 질문 받은 며느리 기자단이 기혼 남성들한테 ‘반사’를 했다. ‘미러링’이라고나 할까. 그녀들 질문 그대로 옮겼다. 단출하게 ㄹ, ㅁ 기자만 모셨다.

명절 문화, 여전히 너네 문제 아닌 거 같지? 노. 우리 집안에도 문제 있음. 여자들 부엌에 득실거리는데, 남자는 없음. 손님 몰려들면 남자가 부엌에 머물 공간(또는 분위기) 자체가 없음. 한번은 부엌에서 일 좀 했더니 누군가 농담조로 한소리. 그러자 마눌님이 ‘얼씬거리지 마라. 내가 더 불편하다’고.(ㄹ기자) 구조적 불평등과 비합리 분명히 내재. 솔직히 ‘내 문제’라고 말하면 위선적인 것 같고, ‘우리’ 문제라고 해야 할 듯. 내 아내 문제이기도 하고, 자라나는 내 딸 문제이기도. 나중에, 딸 하나 있는데 시가 멀어 명절에 볼 수 없다면 섭섭하겠지.(ㅁ기자)

명절 문화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나? 노. 안 바뀌었음.(ㄹ기자) 전통 고수하는 우리 집도 안 바뀜. 그러나 차례 안 지내고 명절 자체를 연휴로 소비하거나 ‘가족 모임’으로 대체하는 사람들 늘고 있음. 그 사람들한테는 많이 바뀐 것.(ㅁ기자)

뭐가 제일 바뀐 거 같은지 의견이나 들어보자 제사상 위해 준비해야 하는 음식량 조금 준 정도? 그만큼 일손 줄었기 때문에 각자 하는 일의 양은 비슷할 듯.(ㄹ기자) ‘교차 방문’은 늘지 않았나? 양성평등 의식 높아지고 교통수단 발달한 영향. 성묘까지 마치고 나면 아버지가 빨리 처가 가라며 등 떠민다. 속마음은 꼭 그렇지 않겠지만, 어른들도 시대와 타협하는 셈.(ㅁ기자)

너네도 스트레스라는 게 있긴 하니? 없음. 욕먹기용으로 굳이 꼽아보자면, 표 예매하기 스트레스? 눈치 보기?(ㄹ기자) 명절은 대체로 즐거운 시간. 많은 혈육 만나 안부 확인하고 아이들 재롱 보는 게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ㅁ기자)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지난해 2월2일 오전 서울 성바오로병원 뒤편 쪽방촌에서 주민들이 관내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후원으로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2일 오전 서울 성바오로병원 뒤편 쪽방촌에서 주민들이 관내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후원으로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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