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는 리더를 요구한다. 해명할 건 후다닥 해명하는 깔끔하고 떳떳한 리더를. 의혹 제기에 딴청 피우는 지도자를 신뢰하긴 힘들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믿음을 주고 있나. 어제 이어 강희철 기자다.
-1월 반기문 관련 집중보도. 아직도 배고픈지.
“전 히딩크가 아니라서.(웃음) 몇 가지 더 알아보는 게 있죠. 반기문은 아예 무시 전략이 안전하다고 선택한 듯. 뭐든 확인요청 해도 가타부타 답 없어요. 기자의 투지를 자극한달까. 그래 끝까지 한번 가보자!”
-박연차 리스트에 관해선 시늉만.
“박민식 전 의원이 해명한답시고 일기장 공개했는데 그 정도론 안 되죠. 제발 해당 매체 형사고소하세요. 그래서 검찰 기록 까야 합니다. 일언반구 대꾸 없는 건 대선 후보 자세 아니죠.”
-기름장어? 반반? 취재해보니 반기문은?
“디테일에 약한 사람. 평생 외교관계 일만 했잖아요. 대부분 프로토콜(짜인 교본)로만 움직여왔어요. 외국에 대사로 나가도 본국 훈령과 지시에 따라서만 움직였을 테고. 자기 책임 아래 문제 돌파해본 경험 없어요. 의혹에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해명 못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 말도 두루뭉술. 외교적 언사.”
-그럼에도 뭔가 한방 있으리란 기대도.
“정치교체 하겠다면서 기존 정치권 기웃거리고 계신데… 귀국 이후 안 좋은 모습만 노출하면서 자신감도, 지지율도 모두 하락 중. 한방 있었다면 진작 나왔겠죠.”
-꼭 드리고픈 말씀은.
“준비 전혀 안 되셨습니다. 국회의원 선거 나와도 당선 보장 못 할 듯. 유엔 사무총장과 오랜 외교관 생활 통해 터득한 지혜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길 찾아주세요. 우리 사회 어른 역할로 본인 노후 정리해주시길. 더 망신당하기 전에.”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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