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26일 베트남 빈안학살의 생존자 응우옌떤런(65)씨가 빈딘성 떠이빈사(옛 빈안사) 고자이마을에서 열린 ‘빈안학살 50주년 위령제’ 연설에서 “한국 정부가 이 일에 대해 책임지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응우옌떤런씨는 올해 51주기 위령제에서도 같은 요지의 연설을 했다. 사진 조우혜 프리랜서 사진가
인간의 열정은 세상을 바꾼다. 공론화 19년째 맞는 박정희 체제의 유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가 그렇다. 보도의 주역이자 실천의 주역. 어제 이어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이사다.
-왜 19년째 베트남에 매달리는지.
“1999년 처음 베트남 피해자 만났을 때부터 그것이 내 인생의 숙제, 내 삶의 운명 될 거라고 직감했던 것 같아요. 당시 백수여서 다행.(웃음) 기자였다면 보도에 그쳤을 테고, 학자였다면 연구 주제로 삼고 말았겠죠. 저는 주저 없이 실천의 문제로 받아들였어요.”
-피해자들이 늘 가까운 곳 있었고.
“맞아요. 지난 20여년간 한국 아닌 베트남에서 살아온 것도 이 문제 천착하게 된 큰 이유였겠죠. 베트남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한국 정부의 인정부터, 어쩌면 한 발짝도 떼지 못한 문제. 한베평화재단이 이 문제 해결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던 베트남 유력 일간지 <뚜오이째>의 2016년 9월11~15일치 신문. 한베평화재단 제공
-베트남이 앞으로 변할까요?
“베트남의 2016년은 베트남 민간인 학살 문제가 처음 제기됐던 한국의 1999년과 닮았어요. 베트남전 종전 40주년, 한국군 전투병 파병 50년이었던 2015년을 지나 2016년에는 베트남에서 한국군 민간인 학살 50주기 위령제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이 베트남 언론 조명을 뜨겁게 받았거든요.”
-베트남 정부도 문제.
“‘과거 닫고 미래 향하자’ 입장에 변화 조짐. 국영 신문들이 ‘과거 닫는다는 게 역사 망각한다는 의미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 책임론 제기했죠. 지난 2월26일 빈안학살 51주기 위령제에서 생존자 응우옌떤런씨는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 물질적·정신적 배상’ 요구했고요. 국제 사회에서도 이런 목소리 점점 커질 겁니다.” <내일 계속>
고경태 신문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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