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법원에 출석하며 ‘비선보고’ 의혹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심리로 이날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구속됐는데, ‘비선보고’를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곧장 법정으로 향하던 우 전 수석은 한차례 뒤를 돌아보고 미소를 띤 채 “매일 같은 것을 질문하느라 고생하신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부터 20차례 가까이 이어진 재판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며 굳은 표정으로 일관해왔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추 전 국장을 통해 처가에 대한 감찰을 벌이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및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위원장 조직위원장 등에 대한 불법사찰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추 전 국장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빠른 시일 내에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비선보고’ 경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