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북부지역에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주택에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17일 오전 경북 포항 북구 환호동 대도중학교 체육관에 대피해 있다. 포항/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우리 동네에도 지진대피소가 있나요?”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강진 이후로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옥외 대피소와 실내 구호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진방재 종합대책의 하나로 전국 곳곳에 대피 시설을 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진에서 실내 구호소 등의 위치에 대한 안내는 이뤄지지 않아 막상 재난이 닥쳤을 때 질서있는 대피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원지와 가까워 지진 피해가 집중된 포항시 흥해읍에 사는 조아무개(44)씨는 지난 15일 지진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분통이 터진다고 한다. 조씨는 20일 “지진이 일어난 뒤 다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며 “알음알음 먼저 대피소에 도착한 주민들이 다른 사람들한테 어디로 오라고 알려줘서 겨우 대피소 위치를 알았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과 거의 동시에 긴급 재난 문자가 발송됐지만, 지진이 났다는 사실만 알렸을 뿐, 어디로 어떻게 피신해야 하는지는 전혀 안내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민안전처는 긴급 상황에서의 홍보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사전에 근처 대피 시설의 위치를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7년 7월 기준 학교 운동장·공원 등 옥외 대피소는 8100곳에 이르고, 내진성능이 확보된 실내구호소도 2044곳에 이른다. 국민안전처(www.mpss.go.kr), 국가공간정보(www.nsdi.go.kr), 공공데이터포털(www.data.go.kr) 누리집 등에서 대피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행정안전부 유관기관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대피소 위치에 대한 홍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긴급 상황에서 대피소를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수단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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