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옛 두손스포리움) 화재 희생자가 불이 난 뒤 4시간여 동안 생존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소방당국의 진입 및 구조 지연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충북 제천시 제천 체육관에서 진행된 유가족 간담회에서 유족 안아무개씨는 “21일 밤 8시 1분에 아버지가 고모가 건 전화를 받았다. 고모가 수차례 ‘오빠 괜찮아’라고 물었지만 그쪽에서는 들리는 소리는 잘 듣지 못한 채 전화가 20초 후에 끊겼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고모가 아버지와 통화한 기록”이라며 핸드폰 통화내역이 찍힌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안씨의 아버지가 밤 8시 1분께 안씨 고모의 전화를 받아 20초간 통화한 것으로 보이는 통화내역이 담겨있다.
안씨는 소방 관계자가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소방관이 받았다면 최소한 이름을 물어봤을 것이다. 아니면 수거한 아버지의 휴대폰을 돌려줬어야 했는데 아직까지 돌려받은 게 없다”고 반박했다. 마지막 통화가 언제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 전에 통화가 안됐다”고 말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이날 오후 3시53분 1층 천장에 불길이 일면서 시작됐다. 안씨의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는 밤 8시 1분은 한창 인명수색이 진행될 때였다. 소방당국은 사고 당일 1차 인명수색을 밤 9시 5분께 마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안씨의 아버지는 이 시간까지 발견되지 못한 상태였다.
안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수색이 한참 진행되는 도중 생존자가 건물 안에서 전화를 받은 것이다. 그의 말이 정확하다면 희생자가 불이 난 뒤 4시간여 동안 생존해 있었다는 의미여서 소방당국의 늑장대응에 대한 논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족들은 소방의 늑장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제천/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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