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병원 신생아 사망 “주사제 준비과정 균 오염 탓”

질본 역학조사 결과, 주사제에서는 균 검출 안돼
“준비과정에서 균 오염 일어났을 역학적 가능성”
경찰 “교수 2명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추가 입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2017년 12월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숨진 사건 관련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조사결과 의료진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균 오염이 일어나 신생아 사망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질병관리본부가 신생아들이 시프로박터 프룬디 감염에 의한 패혈증에 걸리게 된 원인에 대해 ‘주사제 준비 단계의 오염에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신생아들을 부검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사인이라고 밝힌 뒤 질본은 역학조사를 통해 신생아들이 시트로박터균에 감염된 경로를 추적해왔다.

질본은 사망 전날인 지난해 12월15일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지질영양제(스모프리피드 SMOF lipid)가 오염되어 패혈증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다. 질본의 역학조사 결과 해당 지질영양제에서는 아무런 균이 나오지 않았고, 경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별도로 검사를 의뢰한 주사기와 필터·관 등 ‘수액 세트’에서도 균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질본은 주사제나 주사제를 신생아들에게 투여하는 과정은 문제가 없었지만, 주사제를 개봉해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에서 균에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는 전담 교수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교수들은 돌아가면서 신생아중환자실 모든 환자들에 대하여 계속 정기적으로 회진을 실시해오고 있었고, 회진 과정에 전공의와 간호사들을 지도감독할 위치에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망한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주사제를 직접 만졌던 간호사 2명, 간호사들을 관리·감독하는 수간호사와 해당 주사제를 처방한 전공의 강아무개씨,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 등 5명은 지난 1월 이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추가로 입건되는 교수들을 내주 중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다음, 이달 중순께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