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성실히 응하겠다” 취재진 질문에 답 안해
조사받던 김지은씨 중단 않고 “상관없다” 말해
검찰, 오피스텔 압수수색…CCTV 영상 한달치 확보
성폭행 파문에 휩싸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무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사건이 폭로된 지 나흘 만에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4분 남색 패딩 차림으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포토라인 앞에 잠시 멈춰선 안 전 지사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저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많은 국민들과 도민께 죄송합니다.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성실히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뒤 “저에게 주셨던 많은 사랑과 격려(에도 실망을 시켜)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피해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안 전 지사는 피해자 김지은씨의 주장이 맞는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올라갔다. 안 전 지사는 정무비서였던 김지은(33)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6일 검찰에 고소됐다.
안 전 지사는 이날 검찰에 일방적으로 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3시40분께 변호인으로부터 안 전 지사가 5시에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를 지원하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는 “안 전 지사의 일방적 출두 통보는 매우 유감”이라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어떤 사과의 행동과 태도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검찰에 나와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조사 도중 안 전 지사 출석 소식을 전해들은 김씨는 “내 피해에 대해 조사를 받겠다. 상관없다”고 변호인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안 전 지사는 다른 층에서 조사를 받아 마주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지사가 김 전 비서를 성폭행한 곳으로 지목된 오피스텔에 대해 사흘째 압수수색을 이어갔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지난 7일 압수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서 지난달 24일 밤과 25일 새벽 안 전 지사와 김씨가 오피스텔에 들어간 영상을 확보했다. 검찰은 8일 압수수색에서 한달치 분량의 영상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가 머물렀던 마포구 오피스텔은 55.92㎡ 규모로, 안 전 지사의 친구인 송아무개(53)씨가 설립한 건설사가 지난해 8월 4억1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안 전 지사는 서울에 일정이 있을 때 이 오피스텔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 전 지사의 성폭행 관련 추가 폭로자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은 다음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다. 이 직원을 지원하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성 변호사 2명이 소장을 작성하고 이르면 다음주 초 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