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주치의와 수간호사 등 담당 의료진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망사고 때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을 맡은 조수진(45) 교수, 전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 박아무개(54) 교수, 수간호사 ㄱ(41)씨, 간호사ㄴ(28)씨 등 의료진 네 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광역수사대는 조수진 교수와 전공의, 주사제를 취급한 간호사 두 명과 이들을 지도하는 수간호사 등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네 명의 의료진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세 명은 불구속 입건한 데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잘못된 관행에 따라 지질영양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트로 박터균에 감영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방치해 지도·감독 의무 위반의 정도가 심각한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주사제를 취급한 일반 간호사 두 명 중 한 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도 경찰 관계자는 “간호사 ㄴ씨는 사건 당시 6년차였던 반면, 나머지 한 명은 1년차였다. 1년차는 신생아 사망에 따른 책임은 있지만 잘못된 관행을 따른 것이므로 구속수사까지는 불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6년차 간호사의 경우 잘못된 관행을 막거나 바꿀 책임이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교수의 전임자로, 이대목동병원 개원부터 조 교수 부임 전까지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을 맡았던 박아무개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도 “주사제를 여러 주사기에 나눠 쓰는 등 문제적 관행을 공고히 한 사람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신생아 네 명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신생아들을 부검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사인으로 봤다. 질병관리본부는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에 지질영양제를 투여하기 전, 지질영양제 한 병을 7개의 주사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경찰은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30여명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는 한편, 과학수사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사제 준비 과정에서 간호사들이 손을 씻지 않는 등 위생상 문제가 있었고 교수급 의료진은 이들을 지도·감독할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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