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아무개(48)씨가 지난해 5월 대선 시기에도 여론 조작에 관여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8일 “드루킹 사건 관련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대선 당시 댓글 작업과 관련된) 자료를 일부 확보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선 당시 기사의) 댓글 추천수를 조작했는지는 수사로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며, 아직 조작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드루킹 쪽이 지난해 9월 당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인 한아무개씨에게 500만원을 전달한 이유가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한씨는 지난해 9월25일 경기 고양시의 한 참치집에서 ‘드루킹’ 김씨와 경공모 스텝 ‘파로스’, ‘성원’ 등과 만나 현금 500만원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돈은 작은 가방에 전자담배의 일종인 ‘아이코스’ 기계와 함께 건네졌다. ‘파로스’와 ‘성원’은 경찰 조사에서 ‘드루킹’ 김씨의 지시로 한씨에게 전달한 돈을 준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경찰에서 ‘드루킹’ 쪽에서 500만원을 받을 사실을 김경수 의원에게 알리지 않았고, 지난 3월16일 김씨 쪽의 협박을 받은 김 의원이 사실 관계를 물어봤을 때 이를 인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한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