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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드루킹’ 2016년부터 기사 9만여건 ‘댓글조작’ 정황

등록 2018-05-09 12:35수정 2018-05-09 17:34

경찰, 기사 URL 9만여건 담긴 USB확보
김경수 의원 2700만원 후원금모집 내역도
여론조작과 정치자금법 혐의 두갈래 수사
지난달 16일 오후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필명 ‘드루킹’)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에 취재진과 관계자의 모습이 보인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달 16일 오후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필명 ‘드루킹’)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에 취재진과 관계자의 모습이 보인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경찰이 네이버 뉴스 댓글 공감수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아무개(48)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된 2016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기사 9만여 건에 여론 조작을 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임박해 조기 대선이 점쳐지던 국면까지 여론 조작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뜻이어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김씨가 운영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스탭인 ‘초뽀’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9만여건의 인터넷 기사 주소가 담긴 유에스비(USB)를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유에스비에는 암호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기사에 달린 댓글들에 공감수를 자동으로 늘려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사용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씨 등 3명은 1월17~18일 평창겨울올림픽 관련 기사 댓글 공감 수를 매크로를 활용해 인위적으로 높인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22일 경공모 회원들의 휴대폰을 압수한 뒤 분석해 이들이 1월17~18일 뿐 아니라 훨씬 이전부터 7만여건의 인터넷 기사 주소를 ‘드루킹’ 김씨가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주고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초뽀’의 유에스비를 확보해 단체 대화방에서 확인된 7만여 건을 포함한 모두 9만여 건의 인터넷 기사 목록을 확보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인터넷 기사 주소만 확보한 상태다. 그 기사에 댓글 순위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는 앞으로 확인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인터넷 포털 네이버 쪽에서 의심이 가는 인터넷 기사들의 접속 기록 등을 확보하는 중이다.

경찰이 압수한 유에스비에서는 경공모 회원들이 조직적으로 2700여만 원을 모아 김경수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낸 것으로 의심할만한 자료도 나왔다. 유에스비에 들어있던 문서 자료에는 김 의원의 후원회 계좌번호와 예금자, 후원금 한도 등의 정보와 함께 세액 공제를 받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또 회원의 이름과 날짜, 후원금 액수 등을 정리한 엑셀 파일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공모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5~10만원 정도씩 모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돈이 김 의원에게 후원금으로 전달됐는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은 아직 다 안 됐다”고 했다. 경찰은 국회의원의 정치후원금 내역을 보유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김 의원의 후원 자료 등을 받아 실제 이 돈이 김 의원에게 후원금으로 전달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정치자금법에서는 국내·외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알선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후원금 조성 방법이나 성격에 따라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도 있다.

한편 경찰은 구속 수감된 뒤 여러 차례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드루킹’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 의원을 재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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