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26분 도착…30여m 걸어서 입장
장미꽃 던지는 지지자들에게 손 흔들어
‘태극기부대’는 성조기 흔들며 구속수사 촉구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일당의 댓글 추천수 조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중차대한 기로에 섰다. 특검팀은 6일 오전 9시30분 김경수(51) 경남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9시25분께 서울 강남구 강남역 근처 특검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저는 이번 사건 관련해 누구보다 먼저 특검 도입을 주장했고,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저도 국민도, 특검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특검이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된 특검이 되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김 지사는 자신에게 적용된 두 가지 혐의(업무방해,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했다.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를 단 한번도 본 적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방선거에서 드루킹 일당의 도움을 요청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김 지사가 특검팀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자 일부 시민들은 분홍색 장미꽃을 던지며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
이날 특검팀 사무실 근처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8시께부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100여명의 취재진과 취재차량이 사무실 길목을 가득 채웠다. 오전 9시께 김 지사 출석예정 시각이 다가오자 김 지사 지지자들은 ‘특검을 특검하라’, ‘특검의 언론플레이 국민 눈에 다 보인다’ 등 손팻말을 내걸고 “김경수 힘내라”, “김경수 파이팅” 등 구호를 외쳤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태극기를 두른 채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이 벌인 포털 댓글 추천수 조작 행위를 승인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함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에게 ‘댓글 지원’을 부탁하고 그 대가로 오사카 총영사 등 공직을 제안(공직선거법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2016년 11월 김 지사가 드루킹이 운영하는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해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고, 킹크랩 사용을 승인했다는 드루킹 쪽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반면 김 지사는 킹크랩에 대해 알지 못했고, 따라서 킹크랩 사용을 승인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 출판사를 몇차례 방문한 적은 있지만, 지지자 모임으로 알았을 뿐이라고도 주장한다.
특검팀은 또 지난해 12월 김 지사가 지방선거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면서 일본쪽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드루킹 진술을 근거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김 지사 쪽은 “임명권이 없는데 자리를 약속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