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음주운전 적발 때 경찰이 차량 뒤쫓아와 단속
음주운전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잘못을 인정하며 공식사과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이 의원이 취재진 앞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영상이 공개되자 ’사죄하는 사람치고는 표정이 밝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한겨레>는 이 의원에게 음주운전 당시 상황과 함께 이러한 비판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먼저 이 의원은 사과 영상 속 ‘표정’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웃는 표정이 아니었다’는 해명입니다. 그는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로텐더홀에서 (취재진들이) 갑작스럽게 물어봐서 답을 한 것이다. 웃을 수 있는 내용도 아니었다”며 “(표정에 대한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했습니다.
음주운전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부 언론은 2일 음주운전 적발 당시 이 의원의 차량이 아슬아슬하게 차선을 넘나들며 운전하는 것을 본 뒷 차량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차선을 넘나든 것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 한다”면서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음주단속이 아니라 경찰이 쫓아와 차를 세우고 단속하는 방식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음주운전 당시 경찰에 적발되지 않았다면 자칫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정황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에게는 보통 운전을 대신해주는 ‘수행 비서’가 있는데요. 왜 이 의원은 이날 수행 비서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운전을 했을까요?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출퇴근을 수행하는 비서 대신 정책 보좌관을 따로 쓰고 있어서 평상시 출퇴근 운전은 직접한다”고 답했습니다. 일정을 쫓아다니며 주로 ‘의전’을 행하는 수행 비서를 쓰는 대신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이 의원의 뜻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결과적으로 본인 스스로 지적했듯 ‘살인 행위’가 될 수도 있는 ‘음주운전’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이 의원은 당시 술자리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의 바로 옆방을 쓰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이 의원은 “송 의원과는 같은 산자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다. 국감할 때 양쪽 보좌과들이 서로 일을 도와가면서 열심히 잘해서 국감이 끝난 뒤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송 의원과 함께 회식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이들이 스무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회식이 끝난 뒤 이 의원의 음주운전을 말린 이가 아무도 없었던 걸까요?
민주평화당은 2일 이 의원을 당기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습니다. 이 의원도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사퇴했습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당 대표로서 소속 의원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취재/송채경화 기자, 연출/위준영 피디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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