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경찰 “마지막 접속지는 이 지사 자택”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사건과 관련해 트위터 계정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의심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정황증거가 나왔습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지메일 아이디는 ‘khk631000’인데, 경찰이 이것과 똑같은 아이디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찾아냈고, 이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를 이재명 지사의 자택으로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활동한 ‘khk631000’이라는 아이디는 지난 4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다음에서 탈퇴했다고 합니다. 이미 탈퇴한 아이디라 경찰이 아이디 주인의 개인정보를 다음 쪽에서 얻지는 못 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의 로그기록은 개인정보가 아니어서 다음에 남아있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일단 이 지사쪽에 불리한 증거인 것은 확실합니다. 이 지사는 과거 ‘hkkim’이라는 트위터 아이디와 관련해 “아내는 hk가 아니라 hg를 주로 쓴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또 이 지사의 의전 비서는 최근 트위터 계정에 사용된 지메일(khk631000)을 자신이 만들었다면서 “이 지사 부인은 이 이메일의 존재 자체를 잘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증거는 이 지사쪽의 이런 해명들과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이 지사의 집을 드나드는 누군가가 ‘khk631000’라는 다음 아이디를 사용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디 사용자는 이 집에 살고 있는 이 지사 본인이거나 부인 김혜경씨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습니다. 만약 경찰 주장대로 김혜경씨 본인이 다음 아이디를 사용했다면, hk가 아닌 hg를 쓴다고 한 이 지사의 해명은 신뢰성을 크게 잃게 됩니다.
결국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사용된 아이디와 똑같은 이름의 아이디가 포털사이트에서 사용됐고, 이 아이디의 활동 장소가 이재명 지사의 자택이라는 점은 해당 트위터 계정주가 김혜경씨일 것이라는 경찰 주장에 힘을 보태는 정황입니다.
트위터 계정주가 김혜경이라는 경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이 지사 쪽은 선거기간 동안 이 지사 집에 비서진과 선거참모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숙식을 같이하다시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명에 따르더라도 이 지사쪽이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주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해당 계정은 저의 모든 생활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줘 깜짝 놀랄 때도 있었다”고 말해왔습니다. 트위터의 계정주가 자신의 주변인일 수 있지만 그것이 누구인지는 모른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해당 아이디가 이 지사의 자택에서 활동했다면, 최소한 이 아이디의 주인은 이 지사 집을 드나들 정도의 인물이라는 뜻이 됩니다. 부인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지사 주변 인물이 문제의 글을 올렸고, 그렇다면 이 지사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추론이 가능해집니다. 이 추론이 맞다면 이 지사는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벗기 쉽지 않습니다.
새로 밝혀진 정황 증거에 대해 이 지사쪽은 “수사기관이 본질과 무관한 개인정보 및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리며 심각한 위법행위를 하고 있다.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며 반발했습니다. 이 지사와 김혜경씨의 책임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재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연출 위준영 피디 marco042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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