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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상+] 임세원 교수 “환자들이 준 편지 담을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

등록 2019-01-02 15:23수정 2019-01-02 23:01

고 임세원 교수가 SNS에 남겼던 글
“힘들어도 오늘을 견뎌보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지난해 12월31일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였던 고인은 평소 환자를 생각했던 마음이 각별했다고 하는데요. 고인이 생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글을 영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너무 너무 어려운,

그 분의 삶의 경험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혹함이 느껴지는,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도대체 왜 이분이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그 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

이렇게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그 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 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들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모두 부디 잘 지내시길 기원한다.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좀 더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 함께 살아보자.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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