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 중인 가운데, 김 전 차관의 부인이 언론에 입장문을 보내 최근 보도들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차관 부인은 15일 서울고검 기자단에 팩스로 보낸 에이(A)4 3쪽짜리 ‘입장문’을 통해 “전날 <한국방송>(KBS) 9시 뉴스에 나온 어느 여성의 인터뷰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한국방송>에 늦게나마 입장을 전달해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신과 최순실씨와의 관련성을 보도한 언론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날 <한국방송>에서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이아무개씨는 “김 전 차관으로부터 수시로 성폭행을 당했고 김 전 차관 부인이 처음엔 회유하다가 폭언도 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했다.
김 전 차관 부인은 “남편과 관련된 일을 보도되고 난 후 지난 6년간 산목숨이 아닌 체 지내왔다”며 “이대로 가만있으면 죽을 것 같았다. 이번에도 그냥 참고 넘어간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저는 남편과 상관없이 죽기 전에 가족을 지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입장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에게 15일 오후 3시 진상조사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으로 나와달라고 통보했지만, 김 전 차관이 이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2013년 김 전 차관 등이 건설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경찰은 김 전 차관이 등장한다는 성 접대 동영상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대가성 등을 밝혀내지 못해 특수강간 혐의로 김 전 차관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동영상 속 여성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듬해 동영상 속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김 전 차관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해 다시 검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또 무혐의로 끝이 났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과거 검찰권 남용 사례 등으로 보고 진상조사단을 통해 재조사를 진행해왔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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