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관계자들이 “살균제 제품의 주성분표시를 안 한 기업들의 편에선 공정위의 결정을 규탄한다''며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를 유통·판매한 애경산업의 전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애경산업의 고광현 전 대표를 증거인멸 교사·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아무개 전 전무와 불구속 상태인 직원 이아무개씨도 이번에 증거인멸·증거은닉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들은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수사했던 2016년부터 최근까지 관련 자료를 은폐하거나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수사 대상에 오른 에스케이(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각각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를 원료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고, 이를 판매한 곳이다. 2011년 초 산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하면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역학조사가 시작됐지만, 당시엔 두 물질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처벌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두 원료물질의 유해성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16년 접수된 고발 사건을 ‘유해성 입증 부족’ 등으로 기소중지했던 검찰은 환경부 자료를 받아본 뒤 지난 1월 전격적으로 수사를 재개했다.
이후 에스케이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관련 기업 압수수색이 이어졌고, 지난달 13일 에스케이케미칼로부터 원료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한 필러물산의 김아무개 전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다. 지난달 27일에는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고 전 대표와 양 전 전무 등이 구속됐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에스케이케미칼의 박철 부사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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