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불꽃페미액션 등으로 구성된 ‘성적폐 검경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성범죄 피의자 조선일보와 그들의 경호원, 경찰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어, “성적폐 경찰조직 권언유착 뿌리 뽑자”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녹색당과 여성단체로 구성된 ‘성적폐 검경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이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조선일보를 규탄하고 경찰의 바로 서기를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범죄 피의자 조선일보와 그들의 경호원인 경찰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9년 고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장자연 문건’에 조선일보 방 사장과 방 사장 아들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있음에도 검경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조선일보에 책임을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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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2009년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이 그해 청룡봉사상을 받았다”며 “경찰은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위를 비롯해 역대 수상자들의 수상 경위를 낱낱이 밝히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경찰 키우기에 이용했던 청룡봉사상을 지금 당장 전면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67년 만들어진 청룡봉사상은 경찰과 조선일보사가 매년 공동으로 주관하는 상으로, 조선일보가 경찰관을 선발해 상을 주면 경찰청은 수상자들에게 1계급 특진을 준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은 조선일보의 협박에 굴복했고, 조선일보 방 사장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들은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위대한 문구는 조선일보와 성적폐 검경 앞에서 초라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을 협박하고, 상을 주고, 승진도 시키며 외압을 행사하는 조선일보와 이들을 비호하는 성적폐 검경은 이 시대의 적”이라며 “민갑룡 경찰청장은 검경의 존재 이유가 자기 보위에 급급하거나 조선일보를 비호하는 데에 있지 않음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현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경찰과 언론의 유착 속에서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들고 그 속에서 서로를 칭찬하고 두둔했기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지 않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불꽃페미액션 등으로 구성된 ‘성적폐 검경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성범죄 피의자 조선일보와 그들의 경호원, 경찰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어, 호돌이에 붙은 ‘경호원’이라는 명찰을 떼고 조선일보를 찢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공동행동은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에 붙은 ‘경호원’이라는 명찰을 떼고 조선일보를 찢어서 땅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편 ‘장자연 사건’ 수사관의 조선일보 청룡봉사상 수상과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31일 민관기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주관하거나 민간기관이 단독으로 주관하는 상을 받은 공무원의 특별승진 등 인사상 우대 조처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공무원 인사 우대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장자연씨 수사는 2009년 3월이었지만 (청룡봉사상) 추천 등은 1월쯤 이뤄져 그 이전 해의 공적을 가지고 (2009년 6월) 포상이 진행됐다”며 “(여론의) 문제 제기가 있어서 (인사상 특진을 없애는) 절차상 개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