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고발전’으로 수사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처리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수사 대상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전날 조사받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이후 세 번째 출석이다.
표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면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제게 이루어진 고발에 대해 성실하게 있는 그대로 답변드리고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국회에서 발생했던 국회법 위반, 폭력 사태 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가 겪은 일은 무엇인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릴 예정”이라며 “저에게 누가 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면 그분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저는 전혀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혹시 전체적인 국회법 위반사태, 국회폭력 사태에 대해 진실과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부분도 성실하게 자세하게 소상하게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내세워서 자신이 저지른 행동, 자신에게 주어진 혐의와 고발에 대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지 않은 채, 탄압이니 표적수사니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고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을 만드는 입법자로서 절대로 해선 안 되는 행동”이라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태도이며 그런 행동은 강하게 규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지난 4월26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과 의안과 근처에서 ‘공동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고발당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표 의원은 전날 <한겨레 라이브>에 출연해 “피고발인 입장으로 경찰서 출두는 처음”이라며 “제가 경찰관 출신인데 경찰 업무에 협조하지 않으면 저답지 않다. 경찰들 앞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고 ‘안 간다, 저쪽부터 불러라’라고는 할 수 없다”며 “그걸 떠나 정치인,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고 법을 만드는 우리가 법의 집행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왜 법을 만들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23일에 출석할 예정이다.
경찰이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지난 9일 출석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김정재·박성중·백승주·이만희·이종배·김규환·민경욱·이은재·송언석 의원 등과 지난 4일까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 2차 출석 요구를 받은 자유한국당 여상규·엄용수·정갑윤·이양수 의원 등 13명은 아직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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