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농가가 모두 7곳으로 늘었다.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군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는 전국에 내려진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48시간 연장했다. 경기 북부 지역 축산 차량 이동도 통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천 강화군 삼산면(석모도)의 한 돼지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했다고 26일 밝혔다. 강화군에선 24일 송해면, 25일 불은면에 이어 3번째 확진이다. 이로써 국내 발생 농가는 7곳으로 늘었다. 의심 농가는 이날 경기 양주시 은현면 2곳, 경기 연천군 청산면과 인천 강화군 강화읍에서 각각 1곳 등 모두 4곳에서 발생했다. 이곳들이 확진되면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접경 지역인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 된다.
농식품부는 경기·인천·강원 전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관리 중인 가운데 이날 정오에 해제할 예정이었던 전국의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28일 정오까지 다시 48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대상은 전국의 돼지 농장과 도축장, 출입차량 등이다. 중점관리지역인 경기 북부 지역은 돼지와 가축 분뇨의 타 권역 반출·반입 제한에 이어 사료나 가축, 분뇨를 운반하는 축산 관계 차량의 반출·반입도 통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야생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감염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가 확인한 멧돼지는 일단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대상 개체 수가 적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강원 철원 일대) 비무장지대 안에서 야생 멧돼지 2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며 “시료 채취 및 검사 결과 모두 아프리카돼지열병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 안 멧돼지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이뤄져 양성 개체가 확인되는 경우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김준영 대한수의사회 부회장은 “비무장지대를 오가는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되고 다시 이 멧돼지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남쪽 사육돼지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최예린 기자, 유강문 선임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