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우한의 제갈량’ 리원량 사망…국내외 “영웅 잃었다” 애도 물결

등록 2020-02-07 11:46수정 2020-02-07 22:08

‘만약 백신 만들려면 리원량백신으로 불러다오’란 반응 이어져
신종 코로나 초기 리원량 처벌했던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도
리원량 웨이보 갈무리
리원량 웨이보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던 중국 의사 리원량(34)이 7일 새벽 신종 코로나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 확산 초기에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지난달 10일께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에이피통신>(AP통신) 등은 7일 중국 우한병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리원량이 이날 오전 2시58분께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병원 문건을 얻어 이를 공개했다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처벌을 받기도 했다.

리원량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인류의 영웅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에서 ‘국적은 다르지만 리원량 선생님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겠다’(@winn****), ‘만약 백신 만들려면 리원량백신으로 불러다오’(@over****), ‘당신은 우리 인류의 영웅입니다’(@pian****), ‘국적을 떠나 그의 헌신과 희생에 애도를 표합니다’(@kim2****), ‘리원량 제갈량처럼 혼자 몸 바쳐 고생하다가 폐렴으로 가셨구나. 명복을 빕니다’(@shen****)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가장 처음 경고한 리원량의 행동을 불법이라고 간주한 중국 당국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냈다. ‘리원량 의사 고귀한 희생이 더이상 그 나라에서의 잘못된 판단으로 힘없는 국민들의 희생이 없기를 바랍니다’(@hjh6****), ‘중국 의사 리원량씨의 죽음은 인재다. 책임은 중국 공안 보건부 시진핑이 책임져야 한다. 리원량씨의 말을 듣고 빠르게 조치를 했더라면 지금 같은 불행은 없었을 것이다’(@emrd****)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리원량의 경고를 무시한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의 SNS에서는 의로운 의사 리원량을 애도하고 당국을 비판하는 댓글이 넘쳐났다. ‘선봉장이 석 잔의 술을 마신다’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어두운 밤에 촛불의 빛이 퍼져간다. 우리 조국을 밝게 비춰주소서”라고 의로운 의사의 죽음을 애도했다. ’판다군 001’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중국 누리꾼은 “진실을 말하는 게 필요하다. 감히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한 누리꾼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용기의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감히 진실을 말한다고? 웨이보에 올린 댓글마저 삭제되는 마당에…”라며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배 맛 오렌지 주스’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나는 여기서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지난 12월 말에 사스와 같은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퍼졌다. 나를 잡아가라”라며 언론 통제에 열을 올리는 중국 정부를 비꼬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동아시아국제연대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를 처음으로 발견해 주위에 알리려 했고, 그 때문에 공안당국으로부터 체포되고 재판까지 받았던 우한시의 의사 리원량씨가 오늘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나이는 34살이었고, 부인과 5살 딸이 있습니다. 그는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일선에서 환자 치료에 나서려 했지만, 의료 활동 중 감염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리원량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연서 기자 박영률 기자 lovelett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찰, 최은순씨 ‘잔고증명서 위조’ 공범 고발된 김건희 여사 불송치 1.

경찰, 최은순씨 ‘잔고증명서 위조’ 공범 고발된 김건희 여사 불송치

법원 판단 앞둔 의대 증원…정부 “10명 중 7명 찬성” 설문 내놔 2.

법원 판단 앞둔 의대 증원…정부 “10명 중 7명 찬성” 설문 내놔

인하대 교수 성폭력 ‘미투’에…“왜 학교랑 엮음?” 비난 글 3.

인하대 교수 성폭력 ‘미투’에…“왜 학교랑 엮음?” 비난 글

[속보] 내년도 의대 증원 사실상 확정…법원, 의료계 집행정지 기각 4.

[속보] 내년도 의대 증원 사실상 확정…법원, 의료계 집행정지 기각

이 정도가 6만원이라니…최저임금 노동자, 장바구니 열었다 [포토] 5.

이 정도가 6만원이라니…최저임금 노동자, 장바구니 열었다 [포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