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뉴고려병원에서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병원 내 교차 감염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5일 찾아간 경기도 김포시 뉴고려병원의 임소연 호흡기내과 과장이 말했다. 임 과장은 병원 바깥 컨테이너에 설치된 ‘안심외래진료소’를 지키던 중이었다.
뉴고려병원은 지난달 26일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국민안심병원은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의 동선을 아예 분리해, 환자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정한 곳이다. 이날 현재 전국에 254곳이 지정됐는데 호흡기 환자 외래구역의 동선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에이(A)형과, 호흡기 병동을 분리한 입원실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는 선별진료소까지 운영하는 비(B)형으로 나뉜다. 이날 찾은 뉴고려병원은 비형으로, 일반 호흡기 환자를 위한 안심외래진료소와 코로나19 의심환자 등이 입원하는 안심병동, 진단검사용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안심외래진료소를 병원 건물 밖에 별도로 설치한 데서 보듯, 호흡기 환자의 동선 분리는 국민안심병원의 핵심이다. 이날 찾은 병원은 응급환자 전용인 응급실 출입구와, 주출입구인 정문만 열려 있었다. 건물 정문 앞에선 방호복을 입은 직원 4명이 방문객의 귀에 일일이 체온계를 대 발열 여부를 확인했다. “대구·경북이나 해외방문 경험이 있는지” “기침이 나는지”도 물었다. ‘트리아지’라고 부르는 중증도 분류 절차다.
기침이나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들어갈 수 없다. 이런 환자는 체온이 37.5도 미만이면 안심외래진료소로 안내하고, 그 이상으로 발열이 있으면 선별진료소로 보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한다. 선별진료소 역시 병원 밖에 별도의 천막을 설치해 운영한다. 안심외래진료소에는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환자가 온다고 했다. 안심외래진료소로 안내한 환자도 진료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면 선별진료소로 보내 검사를 받게 한다. 지난 1주일 동안 이런 환자는 10~15명 정도였는데, 검사 결과는 다행히 모두 음성이었다. 이 병원은 입원실까지 운영하고 있기에 무증상이거나 발열이 없어 코로나19에 감염된 줄 모르는 환자가 입원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유인상 김포뉴고려병원 의료원장은 “입원한 환자가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격리된 ‘안심병동’으로 옮긴다. 또 병동 간 이동을 제한했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나와도 그 병동만 코호트 격리 되도록 한 조치”라고 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아직 이용률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다녀간 탓이다. 이들은 병원 내로 들어오지는 않고, 선별진료소와 응급실 등을 다녀갔다. 어지럼증으로 3~4일 전 입원했다는 황아무개(55)씨는 “1~2년 전에도 이 병원에 왔었는데, 그때보다 입원자 수가 절반 정도고 빈 병상도 많은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뉴스를 봐서, 처음 병원에 올 때 찝찝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안심병원으로 지정돼 호흡기 환자들과 일반 환자들을 분리한 걸 보고 나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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