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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B딱]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

등록 2020-03-06 19:04수정 2020-03-06 19:13

코로나19로 일감 늘어난 대구·경북 택배노동자
‘비대면 배송’ 지침 있지만, 현실에선 무용지물
“비정규직 노동자, 마스크도 지급받지 못한다”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피하고 택배를 활용해 생필품과 방역물품을 마련하는 소비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특히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대구·경북에선 택배 주문량이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이 생필품을 구하려고 택배에 의존하고, 타지에서 보내는 각종 기부물품도 택배를 통해 대구로 전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구·경북을 누비며 날마다 수백명의 고객을 만나는 택배노동자는 과연 안전한 걸까요.

이에 <한겨레>는 지난 2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 김광석(44), 김현우(51), 최재영(가명·37)씨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물었습니다. 세 사람은 각각 씨제이(CJ)대한통운 경북지역, 동대구 우체국, 쿠팡 대구지역에 속해 있는데요.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증한 뒤, 이들이 하루에 처리하는 물량은 30~50%까지 늘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배정받은 물량을 처리하느라 2~3시간 늦게 퇴근하는 것도 어느새 일상이 됐다고 합니다.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여러 사람을 만나며 일하다보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끼리도 말해요. 이렇게 일하는데 어떻게 감염자가 안 나올 수 있겠나…”(최재영) 위험을 피하고자 일할 땐 마스크를 꼭 착용하지만, 계단을 오르고 짐을 옮기며 땀을 뻘뻘 흘리다보면 두어시간 만에 마스크가 새까매지는 일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회사는 문 앞에 물품을 두고 가는 등 가급적 ‘비대면 배송’을 하라고 노동자들에게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의 사정은 다릅니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의 경우엔 물품을 대문 앞에 두고 갈 순 없어요. 분실될 경우 책임은 결국 저희가 지거든요.”(김광석)

“등기 택배를 전달할 땐 본인을 직접 찾아서 전달해야 하잖아요. 어쩔 수 없이 대면을 계속 하게 되죠.”(김현우)

위험의 최전방에 있는 택배노동자한테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이 지속적으로 지급돼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로부터 방역물품을 충분히 받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규직인 김현우, 최재영씨와 비정규직인 김광석씨의 답변은 ‘예’와 ‘아니오’로 엇갈렸습니다.

“저는 아직까진 불편함 없이 지급받고 있어요. 그런데 우체국에도 택배 업무를 위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거든요. 그분들은 사비로 방역물품을 구입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김현우)

“특수고용노동자라서 개인의 건강권은 개인이 알아서 챙기라고 하는 건지… 마스크는 한번도 지급받아본 적 없고 손소독제도 비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김광석)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확진자는 알아서 피하라'? 코로나19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대구·경북 택배노동자들. 한겨레TV

택배노동자에 대한 감염 예방 조처는 비단 이들만의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 구역을 오가며 수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만큼, 택배노동자가 코로나19 ‘슈퍼 전파’의 매개가 될 위험도 높기 때문입니다. 이에 택배노동자는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속적으로 충분히 지급할 것과 비대면 배송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소비자에게 안내할 것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감염 위험에 일상은 힘겨워졌지만, 그래도 응원해주는 고객을 만나며 힘을 얻는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회사에서 받은 섭섭함을 고객님한테 위로받는 것 같아요. 요즘 마스크 구하기도 힘든데 마스크도 쓰고 다니라고 주시고… 지금도 고객님한테 받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요.” (김광석)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전방에 선 택배노동자들.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해서라도 이들이 놓인 안전 사각지대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상으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기획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영상 권영진 촬영감독 ∙ 조성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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