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를 이끈 핵심 집단감염 고리인 신천지예수교의 신도·교육생이면서 요양병원·노인요양시설(요양원) 등에서 일하는 1363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집단감염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천지 신도·교육생 중 요양병원·노인요양시설 등 종사자 관리 계획을 발표하며 이렇게 밝혔다. 방역당국은 지난 5일 신천지 교회 행정조사 뒤 추가로 확보한 신도 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종사자 명단을 비교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의 요양병원·노인요양시설 종사자 21만여명 중 신천지 신도·교육생인 이들이 1394명이었다. 또 행정조사로 확보한 직업 정보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 간병인으로 일하는 260명의 신도·교육생도 확인됐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요양병원 등 종사자와 간병인 가운데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신도·교육생 1363명(요양병원 등 종사자 1137명, 간병인 226명)이 즉시 진단검사를 받고 사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고령이면서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건강취약층이 모여 있는 요양병원·노인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집단생활을 하고 있어 전파가 빠를 뿐 아니라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방역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원래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 지역의 경우엔 신천지예수교 신도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를 해왔지만, 다른 지역은 유증상자에 대해 선별적으로 검사를 벌여왔다. 지금까지 방역당국이 확보한 신도·교육생 명단은 모두 31만여명에 이른다.
요양병원 등에서 일하는 신천지 신도·교육생 가운데 이미 검사를 받은 이들은 257명에 이른다. 확진자는 대구 15명, 경북 3명 등 모두 18명이다.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34명이 검사를 받아 대구 지역에서만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추가로 병원과 유치원, 어린이집 종사자 등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분석 작업을 거쳐 방역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행정조사를 거쳐 확보한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에선 신천지 신도·교육생들이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시설에서 돌봄 노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집단감염 우려를 높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한편 중대본은 대구 시민들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집에서 격리된 상태로 생활치료센터나 병원 입원을 기다리고 있는 이가 9일 오후 7시 기준 1400여명 정도라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의 논의 끝에 자택 격리 중인 이들에 대한 전화상담 및 중증도 분류를 위해 10일 오전 0시부터 24시간 돌아가는 콜 센터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가) 자택에 대기한다고 해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좀 더 세밀한 상담이 필요한 분들에 대해서 24시간 전화를 받아서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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