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4·16연대 회원들이 18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앞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자신들을 모욕한 혐의로 고소한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처음 재판을 받는 법원 앞에서 차 전 의원의 공천 철회와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4·16세월호참사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등은 18일 오전 10시30분 인천지법 부천지원 앞에서 ‘차명진 첫 재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장훈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차명진은 목숨보다 귀한 자식을 잃어 생살을 찢기는 아픔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부모들 가슴을 잔인하게 난도질했다”며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도덕 기준을 회복하기 위해 차명진의 범죄행위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총선에서 차 전 의원을 부천 쪽 지역구에 공천한 미래통합당에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짊어지기 전에 오늘 즉시 차명진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차명진 전 의원이 2010년 최저생계비 체험을 한 뒤 부천 소사구 의원 누리집에 올라온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지난해 4월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며 “자식 시체 팔아 내 생계 챙기는 거까진 눈감아 줄 수 있지만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 137명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차 전 의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 16일 차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 경선에서 50.8%의 지지를 얻어 경기 부천병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 이후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후보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젠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막말 딱지를 붙이고 저주를 퍼부은 자들, 지금부터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올려 논란이 됐다. 차 전 의원은 18일 오전 와이티엔(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세월호 주민들과 유가족들한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가뜩이나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텐데 제가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라면서도 “세월호 사건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넓히려는 사람들, 가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황교안 당 대표에게 세월호 사고의 원인 제공자라고 규정해 그들의 입지를 좁히고 대신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이런 자들에 대한 문제가 있다.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들은 19일 광화문 세월호 기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총선 행동계획’과 ‘공천반대 후보 1차 명단’을 공개하는 등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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