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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중앙임상위 “인구 60% 면역 생겨야 코로나 종식…장기전 대비를”

등록 2020-03-23 21:41수정 2020-03-24 02:45

하반기 다시 확산 가능성 높아
중증병상 등 의료시설 확충 시급

백신 개발 최소 1년 이상 걸려
억제정책이냐 완화정책이냐 기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인구 60%가량은 면역이 생겨야 코로나19 유행이 끝날 수 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23일 연 기자회견에서 장기전에 대비한 코로나19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중앙임상위는 올해 하반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오 위원장은 “1918년 인플루엔자(스페인 독감)는 봄에 발생한 1차 유행보다 그해 가을 5배나 큰 규모의 2차 유행이 온 것으로 유명하다”며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까닭은 면역이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전파 가능 기간 동안 직접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2.5라고 가정할 경우, 국내 인구 60%에게 면역이 생겨야 유행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예방접종이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엔 최소 1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적정한 백신이 나올지도 확실하지 않다. 백신이 없다면, 감염 뒤 회복 과정에서 면역을 획득하는 수밖에 없다.

집단면역을 얻기 위해선 입국자 전수검사와 같이 인력과 자원을 동원해 국내 유입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억제정책’을 풀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딜레마가 있는 상황에서 억제정책을 지속할지, 아니면 개학 등과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완화정책’을 시작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장기전은 피할 수 없으므로 유행에 대비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오 위원장은 “다음달에 개학을 하면 코로나19가 유행할 것이다.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해당 학급 교실만 닫을 수 있도록, 전문가와 학교 현장을 잘 아는 교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준비해 놓지 않으면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자료.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자료.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한다. 오 위원장은 “감염자 80%는 증상이 가벼워 치료제가 없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폐렴이 생겨도 입원해 산소치료를 잘 받으면 회복이 잘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가을에 더 큰 규모의 유행이 올 것에 대비해, 중증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자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진자 임상정보를 기반으로 중증환자 치료 기간 등의 데이터 확보도 절실하다. 중앙임상위는 확진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임상정보를 입력하고 열람할 수 있는 웹 기반 정보관리시스템(eCRF)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은 “확진자 85%를 치료하는 대구·경북 의료진 업무가 많아 정보 입력이 늦어지고 있어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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