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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n번방 재판’ 오덕식 판사 전격 교체…국민청원 40만명 돌파

등록 2020-03-30 20:51수정 2020-03-31 09:51

“성인지감수성 부족” 교체 여론
법원에서 기습시위도 벌어져

오 판사 스스로 재배당 요청
법원, 박현숙 판사에 사건 배당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 갈무리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 관련 피고인의 형사재판을 맡은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교체됐다.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오 판사를 교체해달라’는 국민청원이 40만명을 돌파하자 부담을 느낀 오 판사가 스스로 재배당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형사사건의 담당 판사를 교체해달라는 법원 외부 청원으로, 담당 판사가 교체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30일 서울중앙지법은 “국민청원 사건과 관련해 담당 재판장인 오덕식 부장판사가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데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엔번방 관련 사건을 오 부장판사 재판부가 아닌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오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에 사건을 재배당해달라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제14조4호)를 보면, 담당 판사가 배당된 사건을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서면을 제출하면 법원장의 위임을 받은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사건을 재배당할 수 있다. 법원의 재배당 결정으로 형사20단독의 대리부인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가 이 사건을 맡게 됐다.

이번 논란은 오 부장판사가 엔번방 사건에 연루된 ‘태평양’ 이아무개(16)군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박사방 유료회원이던 이군은 지난해 가을 박사방 운영진에 합류했고, 수사기관에 적발될 때까지 8천~1만여명이 회원이 가입한 ‘태평양 원정대’라는 별도의 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에게 약한 처벌을 한 오 부장판사가 이군 사건에서도 비슷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 ‘엔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 박탈을 청원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성인지감수성이 제로에 가까운 판결을 내리고, 피해자를 2차 가해한 판사를 엔번방 담당 판사로 누가 인정해주겠나, 그 판결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는 취지였다. 이 청원에는 30일 오후까지 41만여명이 동의했다. 이날 오전 민중당 당원 다섯명이 오덕식 판사를 교체하라며 법원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실제 오 부장판사는 성범죄 사건을 심리하며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 부장판사는 고 구하라씨를 폭행한 혐의(강요·협박·상해 등)로 기소된 최아무개씨 사건을 맡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불법 촬영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오 부장판사는 무죄 이유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구씨가 먼저 피고인에 연락해 사귀게 됐고 △구씨의 제안으로 최씨가 구씨의 집에서 함께 거주한 점 등을 들면서 구씨와 최씨의 성관계 횟수를 판결문에 적기도 했다. 오 판사는 2013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형사재판 관련 강사로 나서서 “로펌에서 필요한 여자 변호사는 세 가지 종류다. 부모가 권력자거나, 남자보다 일을 두 배로 잘하거나, 얼굴이 예뻐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 부장판사 재판부에 배당됐던 이군 사건은 추가 혐의를 포착한 검찰 요청에 따라 다음달 20일로 첫 공판이 미뤄진 상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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