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제2미주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버스를 타고 경북 상주시 상주적십자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달성군의 제2미주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60명 가까이 늘었다. 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정신질환자 286명 가운데 127명(약 44%)이나 감염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다인실을 쓰는 정신병원 구조가 전파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설명을 종합하면, 제2미주병원에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이던 환자 53명과 직원 5명 등 58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33명(입원환자 127명, 직원 6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가 급증한 데 대해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정신병원 특성상 다인실을 쓰고 있어 환자 간 긴밀한 접촉을 통해 전파됐을 확률이 높다”며 “창문 환기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으며, 환기시설 가동 여부에 대해 대구시에서 심층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병원에선 입원환자들의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병동 창문을 작게 만들거나 아예 안 열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제2미주병원은 앞서 90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실요양병원(3~7층)과 같은 건물 8~11층에 있다. 이 때문에 건물 공조시스템(공기순환시스템)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방역당국은 그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대구시 조사 결과 환자들 발병일이 각각 다르고, 층별 혹은 입원실별 발병률도 조금씩 다르다. 또 직원과 환자 간 발병률이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공기로 인한 감염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제2미주병원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확진자들은 대구의료원이나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박현정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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