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이스트소프트에서 직원들이 화상 면접 시연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이날 상반기 온라인 정기 공채 응시생들이 화상통화로 면접시험을 치른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을 논의할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뜻을 밝힌 지 열흘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준비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달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지속적인 생활방역 논의를 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기구가 어떻게 구성될지, 여기에 참여할 의학·감염 전문가와 노·사·시민사회 대표는 누구인지 등 밑그림조차 없는 상태다. 2일 익명을 요청한 노동계 인사는 “방역대책 관련 사회적 합의기구는 특정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회적인 대화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나 관련 일정이 잡힌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각 부처는 실현 가능한 생활방역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생활방역을 위해선 학교·직장 등 각 생활단위를 가장 잘 아는 시민들의 소통과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사람 간 거리두기가 힘든 판매직 종사자와 학생의 생활방역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콜센터 생활방역 대책을 짠다면 소속 직원이나 관리자가 사업장 밀집도가 언제 가장 높아지는지 등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반영돼야 한다”며 “생활단위별 혹은 생활밀착형 지침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직장 등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아프면 쉰다’ 수칙 준수가 어렵거나, 머무는 공간이 너무 좁아 ‘2m 간격두기’를 도무지 실행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구도 필요하다.
지침을 아무리 세밀하게 개발한다 하더라도 실제 실행에서 여러가지 변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학교에서 감염 관련 전문인력은 보건교사밖에 없다. 지침에 쓰인 것을 실제로 해보려면 교육청 등이 많이 도와줘야 하는데, 그쪽도 보건인력 수가 적어 지역마다 전문가들과의 연결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병원처럼 지침에 따른 모의훈련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정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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