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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성정당은 부모 찬스 쓰는 사람” 연동형비례 취지 훼손 ‘서로 네 탓’

등록 2020-04-09 20:30수정 2020-04-10 02:41

제21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강상구 정의당 후보, 조태용 미래한국당 후보, 최강욱 열린민주당 후보,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후보, 한지호 민생당 후보가 토론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21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강상구 정의당 후보, 조태용 미래한국당 후보, 최강욱 열린민주당 후보,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후보, 한지호 민생당 후보가 토론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9일 열린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2차 토론회에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거대 양당에서 파생한 위성정당들에 맹공이 쏟아졌다. 범여권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중복되는 지지층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의당과 민생당 후보는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을 겨냥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책임을 물었다. 강상구 정의당 후보는 “위성정당은 지역구에서 특권을 누리면서 비례대표 의석도 싹쓸이하겠다는 심산”이라며 “위성정당은 자신들이 효자, 적자라고 하면서 정치권의 ‘부모 찬스’를 쓰고 있는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한지호 민생당 후보 역시 “양대 정당이 만든 위성정당 난립은 그들에게 잠시 달콤한 기쁨을 가져올지언정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전을 막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태용 미래한국당 후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던 여당에 책임을 돌리며 맞섰다. 그는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선거제도를 만든 것은 정치권 전체의 잘못이다. 그 원인을 미래통합당에 있다고 하는데, 그 점에 대해서 반론하고 싶다”며 “제1야당을 배제하고 힘으로 밀어붙여 선거제도를 바꾼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정된) 선거제도가 현실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이번) 토론회에 나온 당들만 봐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후보는 “지금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당을 만들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맞다. 바꿔야 한다”면서도 “연동형 비례제도를 제대로 하려면 의석수를 늘려야 하는데, 국민이 동의를 안 해주고 있다. 그런데 정의당은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지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정의당을 몰아붙였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후보는 위성정당 문제와 관련해 “미래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의 ‘꼼수’에 대응하고 민주·개혁 진영의 지평을 넓히고자 비례정당들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선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후보도 입씨름을 벌였다. 김홍걸 후보는 열린민주당에 “그쪽 당은 (비례대표를) 인기투표로 뽑았는데 비례대표는 전문성, 상징성,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호해주고 배려해주기 위해 만든 제도다”라며 “이런 분들의 의석을 빼앗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최강욱 후보는 “열린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의 의석을 빼앗아간다고 주장하는 것에 아쉽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셀럽’(유명 인사)이라고 (후보로) 뽑아줬겠나. 후보들의 전문적 역량과 앞으로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되받았다. 양쪽의 다툼을 지켜본 강상구 후보는 “‘가진 집안 자식들이 많이 싸운다’는 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통일·외교 정책과 관련해 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정의당 후보들은 남북의 평화 교류를 강조했고, 민생당은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교류협력 동시 진행을 강조했다. 반면 미래한국당은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한 눈치보기 중단을 주장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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