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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민주대연합 너머…정의당, 독자노선 활로 뚫을까

등록 2020-04-16 21:15수정 2020-04-17 02:42

6명 의석으로 현상유지 했지만
거대여당 탄생으로 정치입지 줄어
“10여년 이어진 민주대연합 끝”
당내서 독자노선론 분위기 강해

양당 정치 심화·선거법 허점 등
제도개선 없인 한계극복 쉽지 않아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의당은 21대 총선에서 6명 당선으로 ‘현상 유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에 못 미쳤던 20대 국회와 달리 이번 총선에서 여당 쪽은 180석을 확보함으로써 단독으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이 가능해졌다. 민주당 쪽으로선 정의당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자세를 낮출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과정에서 4+1 협의체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던 방식이 더는 여의치 않게 된 셈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 과정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정의당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고편과 같았다. 2000년 1월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진보정당이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것은 19대 총선 때였다. 당시 민주당과 중앙당 차원의 선거 연대를 한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에서 7명, 비례대표 6명 등 총 13명을 당선시켰다. 20대 총선에서는 중앙당 차원의 단일화는 없었지만 지역별 단일화엔 성공했다. 대표적인 곳이 이번에 수성에 실패한 경남 창원성산이다. 당시 고 노회찬 전 의원은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 후보를 넉넉하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이 이 지역에 후보를 냈고 정의당과의 단일화도 꺼렸다. 결국 현역 의원인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1만6천표 이상 뒤지고 말았다.

당내에서도 독자 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선택한 것은 정의당이 차별성 있는 가치와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또 여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10여년간 유지되어온 민주대연합이 이제 끝난 것 같다. 미래통합당이라는 수구에 가까운 보수가 크게 위축된 정치 지형에서 정의당이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당내에서 깊은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만든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여당의 2중대라는 인식은 상당히 해소된 것 같다.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걸어가며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선거법 재개정 등 제도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지만으로 현실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더욱이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그동안 진보정당에서 활동하며 단련된 실력 있는 인사들이 대거 탈락함으로써 비례대표 의원들의 정치적 중량감도 덜해졌다. 16일 열린 정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보인 심상정 대표의 눈물은 그런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75명의 지역구 후보 중 홀로 생환한 심 대표는 이날 “지난 대선보다 많은 297만명의 시민들이 정의당을 지지해줬다. 하지만 정의당은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전체 의석 300석 중에서 2%에 불과한 의석을 갖게 됐다”며 “이번 총선은 양당정치의 강고함, 지역주의, 선거개혁 와해 등 역사적 오점도 함께 남겼다”고 발언하던 중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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